김동연 부총리가 장관들에게 꽃 선물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김상종 공정거래위원장이 28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화상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추석선물로 마련한 꽃다발을 받고 향기를 맡고 있다.2017.9.28/사진=뉴스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8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화상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추석선물로 마련한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2017.9.28/사진=뉴스1

28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9층 회의실을 1등으로 찾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깜짝 놀랐다. 자리마다 노란 꽃다발이 하나씩 올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뒤이어 도착한 다른 장·차관들도 꽃을 발견한 뒤 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며 즐거워했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연신 꽃 내음을 맡았다.

장관들을 놀라게 한 '깜짝 꽃다발'의 정체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추석 선물이었다. 이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주년을 맞아 타격을 입은 화훼농가의 시름을 덜어주자는 차원에서 꽃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회의 모두 발언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꽃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꽃을 보니까 다들 기분이 좋으신 듯하다"면서 꽃 선물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오늘이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 되는 날인데 (법에 대해) 다수의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화훼농가 등 일부 업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매주 금요일을 '꽃 사는 날'로 지정해 운영하자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줬다"며 "오늘은 목요일이지만 김 장관의 뜻에 따라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미리 선물해 드린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농식품부 '꽃 사는 날'에 우리가 먼저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오늘 퇴근 전에 기재부 6급 이하 전 직원에게 꽃을 선물했다"며 "우리가 꽃 하면 결혼식이나 장례식 때 주로 쓰이는 걸로 돼 있는데 평상시에도 (꽃을 자주 쓰는 방향으로) 소비문화를 바꾸는 것은 좋은 뜻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화훼농가에 대해 좋은 취지를 확대해 갔으면 좋겠다"면서 "다음 번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관심이 많으시니까 생선 한 토막씩이라도 (선물)하는게 어떻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