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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숭 뚫린 시스템, '괴물' 이영학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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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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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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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초동수사가 비극 불러…딸 이양 방치, '어금니 아빠' 검증없이 미화한 언론도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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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진=뉴스1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영학의 잔혹한 범행 정황이 알려지며 제도적 미비점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는 '중랑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영학은 지난달 30일 딸 이모양(14)의 친구 A양을 자택으로 데려와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했다. 다음날 낮 12시 30분 이영학은 딸이 자리를 비운 사이 A양을 살해했고, 이날 강원 영월 한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다.

◇"단순 가출 사건이라 판단"…화 키운 초동수사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길우근 형사과장이 이영학에 대한 수사결과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길우근 형사과장이 이영학에 대한 수사결과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 조사를 통해 이영학의 범행이 드러나며 이를 방치해온 제도적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20분쯤 A양의 어머니가 실종신고를 한 지 20시간쯤 지난 다음날 오후 9시가 돼서야 경찰은 A양이 이양과 만난 사실을 인지했다. 이때는 이미 A양이 이영학에게 살해된 후다.

전문가들은 실종신고가 접수됐음에도 뒤늦게 마지막 행적 확인에 나서는 등 미흡한 초동수사가 화를 불렀다고 지적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A양이) 전과 11범인 사람(이영학)의 집에 갔는데, 방문 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A양이 생존해 있던) 13시간 동안 그 집에 간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역시 "사람 2명이 죽은 사건인 셈"이라며 "수사기관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단순하게 사건을 가출 사건이라 판단했다"며 "실제 납치라던가 그런 사건이었다면 이렇게 판단 안했을 것이다. 일찍 대처했으면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범행 도운 이양, 적절한 조치 있었다면…
이영학의 딸 이모(14)양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영학의 딸 이모(14)양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오랜 기간 불안한 환경에 노출돼 온 이양이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양은 수면제를 탄 음료를 건네는 등 이영학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영학의 집 주변 이웃들에 따르면 이영학의 집에 많은 젊은 여성이 드나들고 여러명 분의 음식이 배달됐다. 주민들은 이영학의 집에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의심하며 이양의 성장 환경을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양은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파일에 따르면 이양은 학교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자살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지역사회와 학교를 통해 이양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면 이영학의 과거 행적이 더 일찍 드러났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원금으로 호화생활…"모니터링 시스템 구축해야"

이영학. /사진=뉴스1
이영학. /사진=뉴스1

이영학의 실체와 다른 '어금니 아빠'의 사연을 검증없이 전해온 언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이영학은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러 매체에 출연해 희귀병 투병 사실을 알리며 선량한 가장의 이미지를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이영학은 많은 후원금으로 윤택한 생활을 누려왔다. 감동적인 사연을 보도해 온 언론이 사실 검증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를 후원했거나 평소 기부를 해 온 시민들은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년간 꾸준히 기부를 해온 직장인 김모씨(33)는 "단체를 못 믿어 개인 기부를 했는데 이제 그마저도 못 믿게 됐다"며 "당분간 기부를 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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