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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강제성 없었다"고 쓴 교수, 처벌 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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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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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3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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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서초동살롱] "학문의 자유" vs "명예훼손"…'제국의 위안부', 대법원의 결론은?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매춘’ 등으로 표현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는 이날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사진=뉴스1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매춘’ 등으로 표현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는 이날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사진=뉴스1
"피고인은 일본에 의해 강제 동원돼 성적 학대를 당한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교묘히 허위사실을 적시하면서 명예를 훼손했다."

'제국의 위안부'의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에게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박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 사실 등을 책에 적어 이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는데요.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2심이 박 교수의 죄를 인정한 겁니다.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피해자들에게 왜곡된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크나 큰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라며 "성적 학대를 당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자발성 성매매' 등의 표현을 써 이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유엔 경제사회위원회 인권보고서(1996) 등 각종 국제 자료들을 인용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책 문구들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조선인 위안부들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되어 경제적 대가를 받고 성매매를 하였다' '조선인 위안부들은 일본군에 협력하고 함께 전쟁을 수행하였다' '일본국과 일본군은 조선인 위안부들을 강제 동원하거나 강제 연행하지 않았다' '위안부란 근본적으로 매춘의 틀 안에 있던 여성들' 등의 표현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독자들이) 전체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또는 많은 조선인 위안부들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돼 경제적 대가를 받고 성매매를 했고, 애국적으로 일본군에 협력하고 함께 전쟁을 수행하였으며, 일본국과 일본군은 조선인 위안부를 강제동원하거나 강제연행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서술돼있고, 이런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책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어떻게 표현했는가 뿐만 아니라 '학문·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되느냐'는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건이기도 합니다. 검찰이 박 교수의 책 내용을 근거로 죄를 묻자 학계에서는 '연구자의 저작에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항의 성명이 빗발쳤죠.

대체로 '민사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형사, 즉 처벌의 문제는 전혀 다르다. 시민의 학문과 사상, 표현의 자유에 관한 영역을 국가권력인 검찰이 침해해서는 안 된다. 이는 곧 국가의 검열이다.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학문적 토론을 통해 잡아갈 일'이라는 논리였습니다.

이에 대해 '학문·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용인될 수는 없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반박 의견 역시 시 적지 않았는데요. '학문·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하지만 자유의 이름으로 누군가에 대한 인격살인이 행해졌다면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사회적 논란 속에서 1심 법원은 헌법상 보장된 학문의 자유를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학문적 표현의 자유는 틀린 의견도 보호해야 하고 옳은 의견만 보호한다면 의견의 경쟁은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2심 재판부 역시 학문의 자유가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밝혔습니다. 박 교수에게 비교적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한 이유이기도 한데요. 명예훼손죄의 형량을 정해둔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명예와 사회적 가치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학문의 자유, 표현의 자유 또한 보호받아야 한다"며 "피고인의 잘못된 생각이나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당부는 원칙적으로 토론과 반박 등을 통해 걸러져야 할 것이지 법관의 형사처벌에 의해 그 당부가 가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벌금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2심 선고 직후 "당연히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선입견만으로 내린 잘못된 판결"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연구 중이고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참고해도 내 의견이 틀렸다고 생각할만한 인식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학문의 자유와 명예훼손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결국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에 따른 피해자의 고통, 그리고 학문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 사이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대법원의 판단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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