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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측 "청와대 캐비닛 문건 공개, 범죄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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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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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3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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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 공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뉴스1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뉴스1
문화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 중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 측이 청와대의 '캐비닛 문건' 공개를 두고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며 이 문건을 증거로 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31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 심리로 열린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만약 (캐비닛 문건이) 국가기록물에 해당한다고 하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추가 압수수색 등을 거쳐 절차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 기록들이 자꾸 밖으로 나오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고 범죄적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청와대가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문건을 공개하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넘긴 것은 위법 행위가 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삼지 않는다'는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캐비닛 문건은 증거로 쓸 수 없다.

김 전 실장 측은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사건 재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신중히 판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최근에도 정략적 문제로 유출된 문건에 의해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만약 재판 절차에서 나온 서류들이 세월이 흘러 정권이 바뀐 뒤에 또 문제가 된다면 이 재판은 역사적 측면에서 적절치 않은 평가를 받게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 측도 캐비닛 문건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특검은 2심에서 캐비닛 문건을 추가로 제출했는데 상당 부분이 가려져 있다"며 "일방적으로 가려놓은 증거를 쓴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하면 특정 쟁점에 대한 편견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검은 이 증거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증인 9명을 신문하겠다고 하지만 증거능력 문제가 극복되지 않으면 증인신문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인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은 "문서를 가린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65) 측에서 요청했기 때문"이라며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사건과 무관한 부분까지 다 공개하는 것은 국가안보와 관련될 수 있어 문제가 있다'고 해 배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은 "필요하다고 하면 (문건을) 다 복사해드리겠다"며 "저번에도 (특검 측에) 와서 (문건을) 다 봐놓고 굳이 법정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 캐비닛 문건을 두고 다툼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캐비닛 문건이 종이서류인지 디지털 문서인지, 문건 종류별로 누가 작성했는지 등을 특검 측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이 직접 보면 문건이 조작됐는지, 청와대에서 쓰는 형식과 절차에 따라 작성된 문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증거에 대해) 특검 측 설명이 납득할 만하다면 그 형식보다는 내용을 검토하는 데 시간을 집중해야 한다"고 방침을 밝혔다. 특검은 문건의 진위 여부와 입수 경위 모두 충분히 확인해줄 수 있다며 자료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지난 7월 청와대가 공개한 캐비닛 문건엔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업무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와 보고를 주고받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2014년 10월2일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를 기록한 문건에는 김 전 실장이 조 전 장관의 성과를 칭찬하는 내용이 있다. 문건에서 김 전 실장은 '홍성담 화가의 그림 전시 차단, 다이빙벨 영화 상영 차단 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문건들은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 재판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적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사건 1심 선고 전 이 문건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미 변론이 종결되고 선고만 남은 상황임을 고려해 2심에서 증거로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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