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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인데…男女 성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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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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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0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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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성별' 요구에 女 취준생들 불만…인사담당자 "성차별 의도 없다"

한 여성 지원자의 이력서./사진=머니투데이DB
한 여성 지원자의 이력서./사진=머니투데이DB
#취업 재수생 정모씨(27·여)는 올해 하반기 채용 지원을 앞두고 내심 기대를 했다. 정부가 '블라인드(입사지원서에 학력 등 차별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 채용'을 주도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 실제 주요 대기업·공기업들은 학력·전공·연령 등을 입사지원서에서 없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기업들이 '성별'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이 됐다. 정씨는 "성차별이 남아 있다고 믿는 취준생들이 많기 때문에 성별도 블라인드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다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블라인드 채용'에 나섰지만 성별은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성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성별에 관계 없이 능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도록 블라인드로 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일 올해 하반기 채용이 진행 중인 대기업과 공기업의 입사지원서를 살펴본 결과 지원자의 '성별'을 기입하도록 돼 있는 곳들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금융그룹 자회사는 입사지원서에서 성별은 물론 사진까지 요구했고, 또 다른 해운 관련 기업도 성별과 사진을 함께 요구했다. 한 대기업 계열사도 입사지원서로 넘어가기도 전에 체크 항목에서 성별을 체크하도록 했다.
한 대기업 계열사의 입사지원서 화면./사진=채용 홈페이지 캡쳐
한 대기업 계열사의 입사지원서 화면./사진=채용 홈페이지 캡쳐
여성 취업준비생들은 이를 두고 불만이 많다. 남성보다 취업 장벽이 높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실제 불이익을 받은 경험도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구직 경험이 있는 청년 여성 593명을 조사한 결과 93%는 '여자가 불이익을 받는다'고 답했고, 72%는 '실제 구직활동을 하면서 여성으로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238개사를 대상으로 '채용 시 성별 고려'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채용할 때 유리한 성별은 '남성'(74.2%)이라는 응답이 '여성'(25.8%)이란 응답보다 3배 가량 더 많았다.

지난 9월 말에는 신입사원 면접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킬 것을 종용한 박기동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이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가스안전공사는 2015년과 2016년 채용 시험에서 합격권에 든 여성 7명의 점수를 조작해 탈락시켰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 한 취업준비생의 어머니가 취업 성차별을 없애달라며 올린 글./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 한 취업준비생의 어머니가 취업 성차별을 없애달라며 올린 글./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이에 여성 취업준비생들은 성별도 블라인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생 신모씨(24)는 "여성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가장 큰 취업 차별요소 중 하나는 성차별"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스펙을 높이는 것인데, 그 스펙들이 오히려 블라인드가 되고 성별은 여전히 공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딸을 뒀다는 한 어머니는 지난달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취업 성차별을 없애달라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 게시자는 "블라인드 채용을 내세운 기업들조차 어떤 식으로든 성별이 드러나게 돼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누구를 위한 무슨 목적의 블라인드 채용이냐"고 말했다. 해당 글의 청원에는 지난달 31일까지 8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하지만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직무 적합성을 따지려는 것일 뿐, 성차별 의도는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제조나 생산 등 남성이 더 잘한다고 여겨지는 직무가 있고 재무나 회계 등 여성이 더 잘하는 직무가 있기 때문에 감안하는 것일 뿐 성차별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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