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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법부 '입'만 보는 국회, 역할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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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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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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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또 사법부의 입만 봐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28일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다.

실제 고용노동소위원회가 파행으로 끝난 뒤 일부 의원들은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나와야 다시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땅한 보완책도 없는데 정부가 관련 행정해석을 폐기하는 방식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밀어 붙이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휴일근로 중복할증 문제 때문이다. 재계는 통상임금의 50%, 노동계는 100% 할증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다.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는 근로시간 중복할증과 관련된 ‘성남시 미화원 사건’이 계류 중이다. 대법원은 내년 1월 18일 공개변론을 시작으로 판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간 노사는 판례, 행정해석에 따라 휴일근로 시 50%의 가산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대부분 합의했다. 하지만 최근 하급심에서 휴일근로 시 100%의 가산임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다수 선고되면서 산업현장에 혼란을 가져왔다.

근로기준법에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법률이 해석의 차이를 가져왔고, 이것이 문제를 키운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는 또다시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의 소극적인 행보로 이미 산업현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지속적으로 통상임금의 법제화를 요구했지만 4년 동안 전혀 진전이 없었다. 그 사이 오락가락하는 법원의 판결로 관련 소송만 200여개로 급증했다.

2013년 대법원 판결에서 나온 신의칙의 문제는 논란을 키웠고, 관련 사건(시영운수 사건)이 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있다. 일각에선 관련 법제 미비로 노사가 변호사들의 주머니만 채워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상호 견제와 균형, 감시를 위해 입법부와 사업부가 분리돼있다. 모든 논의가 결국 사법부의 법리 판단으로 귀결되는 현재 상황은 문제가 있다. 국회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진 지 64년이 지났다. 70~80년대 큰 변화가 있었지만 이미 30년 전 얘기다. 노화된 근로기준법은 현재의 근로환경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국회가 자신의 역할을 잊어선 안된다.
[기자수첩]사법부 '입'만 보는 국회, 역할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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