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겨냥 '나인원 한남' 3.3㎡당 평균 6000만원 찍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가주택 '나인원 한남'이 3.3㎡당 평균 분양가를 6000만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분양 채비에 나선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개발을 추진 중인 대신F&I는 지난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나인원 한남'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9층, 9개동, 총 335가구 규모로 주력 평형인 전용면적 206㎡ 170가구와 244㎡ 93가구의 분양가를 3.3㎡당 평균 56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273㎡ 듀플렉스 43가구 분양가는 3.3㎡당 6900만원 수준이다.

나인원 한남의 분양보증이 승인될 경우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종전의 역대 최고가 아파트는 대림산업이 올해 분양한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4750만원 수준이었다.

나인원 한남은 평균 분양가로만 종전 최고 기록을 1000만원 이상 뛰어넘는 고가주택이다. 당초 슈퍼펜트하우스 3가구의 경우 분양가를 3.3㎡당 최고 1억원대로 책정할 예정이었으나 고분양가 논란을 의식해 HUG와 협의를 통해 분양가를 책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F&I는 전통적인 부촌에 소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고가주택인 만큼 강남권 아파트와는 '체급'이 달라 일정 수준 이상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높은 분양가 책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HUG 분양가 책정 기준에 따라 인근의 유사한 한남더힐의 시세를 참고한 만큼 분양보증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있다.

HUG는 분양보증 신청 단지의 평균 분양가를 인근 평균가의 110% 이내, 혹은 최근 1년 이내에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 이하로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남동에는 최근 1년간 신규 분양이 없고 인근 한남더힐은 현재 시세가 3.3㎡당 최저 4900만원~최고 8200만원 수준이다.

대신F&I 관계자는 "HUG 기준에 맞춰 한남더힐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라며 "가구수가 많아 주택법상 아파트로 분류되지만 상품구성을 보면 최고급 주택으로 '체급'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와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가구 미만으로 분양보증이나 청약절차가 필요없어 분양가 산정이 자유로운 일부 강남권 고급빌라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6000만원을 넘어서는 곳이 적잖다. 강남구 청담동 마크힐스2차는 지난 2009년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가 이미 3.3㎡당 8200만원을 웃돌았다.

'슈퍼리치'를 타깃으로 한 고급주택시장은 가구당 분양가가 100억원대를 뛰어넘는 경우도 많다. 현대건설이 청담동에 짓는 고급빌라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분양가가 가구당 80억~120억원대에 달한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청담동 '청담 ONE-H'역시 가구당 분양가가 60억~150억원 수준에 육박한다. 가구수가 적고 소수 자산가로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강남권 일반 아파트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고가주택의 높은 분양가 책정이 강남권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소수 고가주택은 시장 자체가 차별화돼 일반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한 건설사 입원은 "한남동 대형주택과 일반 아파트 가격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대형차와 소형차의 면적당 가격을 비교해 대형차 가격이 비싸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