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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막는 판매대, 차도까지 나온 입간판,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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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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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2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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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단속 없으면 합법인 세상 ③] 통행불편에 사고위험도…"의식개선 유도후 강력한 법집행해야"

[편집자주]  익숙한 '일상 속 불법'들이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당국이 사실상 방치하는 탓에 사람들이 범법행위를 하면서도 죄의식마저 느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거대한 구조 악(惡) 척결뿐만 아니라 이같은 '생활적폐'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우리 사회의 품격을 한단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적합한 단속 방침을 세우거나 현실에 맞게 법제도를 바꾸는 등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이달 5일 오전 서울 대학로 한 매장 앞 인도에 놓여있는 물건 판매대/사진=김영상 기자
이달 5일 오전 서울 대학로 한 매장 앞 인도에 놓여있는 물건 판매대/사진=김영상 기자
# 서울 종로구 한 과자할인점 사장 이모씨(33)는 입구가 좁은 복도 형태의 매장 특성 때문에 가게 앞에 각종 미끼상품을 진열했다. 행인이 가게 앞 인도를 다닐 수가 없어 차도를 거쳐야 할 정도지만 이씨는 도로 점용이 불법인지조차 몰랐다.

# 강모씨(26)는 지난달 서울 강북구 수유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차를 몰다 사람을 칠 뻔했다. 길가에 세워진 큰 광고판 뒤에서 나온 행인을 뒤늦게 본 것이다. 강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서행하고 있었지만 차로까지 점령한 입 간판이 시야를 가려 위험한 순간이 생겼다"고 말했다.

상점 앞 도로에 물건 판매대를 두거나 입간판 등 광고물을 설치하는 일은 고질적인 불법 행위다. 허가없이 공공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하는 행위는 도로법 제61조·75조 등 위반에 해당한다. 과태료 300만원 이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도로점용 이유는 매출이다. 과자할인점 사장 이씨는 "판매대가 매장 앞에 안 나가면 매출이 30~40%씩 줄어든다고 본다"고 말했다. '폭탄세일'을 알리는 큰 광고판 두 개를 매장 앞에 세워둔 종로의 한 휴대전화 가게 직원은 "단속에 걸리더라도 손님을 잡으려면 (도로) 광고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범법의식도 낮다. 행인의 안전 보행에 큰 걸림돌이 아니라고 여기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 도로에 판매대를 내놓은 이대역 인근 한 화장품점 점장도 "이 정도면 보행자들이 충분히 지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의 입장을 다르다. 무엇보다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 대학로에서 만난 장모씨(20)는 "인도에 쌓여있는 물건 때문에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어져서 위험하다'며 "오늘도 길을 걷다가 지나가던 차에 치일 뻔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접수된 가로정비 현장 민원 건수는 11만4363건이다. 도로에 나온 입 간판 등 불법광고물과 쌓아둔 물건, 노점 등을 단속해달라는 민원을 합한 수치다.

이달 5일 서울 수유동 먹자골목. 음식점들의 비닐천막과 입간판이 도로를 점유했다./사진=박치현 기자
이달 5일 서울 수유동 먹자골목. 음식점들의 비닐천막과 입간판이 도로를 점유했다./사진=박치현 기자
하지만 단속을 집행하는 각 구청이 과태료보다는 계도 수준에서 일을 처리한다. 현장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 과태료를 물리거나 판매대 물건, 입 간판 등을 압수하기가 쉽지 않다.

현장 단속을 나가 본 한 구청 직원은 "상인들 입장에서는 생계가 걸린 문제라 단속을 해도 해결이 잘 안된다"며 "단속해도 또 물건을 내놓고 영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소상공인이라 오히려 엄정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며 "모든 상점을 철저하게 단속하기도 불가능해 단속이 있으면 잠시 판매대, 간판 등을 들여놓고 이후 다시 내놓는 식으로 불법행위가 반복된다"고 말했다.

각종 안전 문제를 감안할 때 상인들의 자발적 태도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남대문시장 등 일부 시장에서는 상인회를 중심으로 입 간판을 정리하는 등 스스로 조율하려는 노력도 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상인회가 자체적으로 단속하는 곳들도 있어 시장 안까지 단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인과 시민들에게 법 취지를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행정처리를 주문한다. 결국 법 집행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통행 불편과 안전 문제 등을 해결할 수가 없다는 비판이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안전 문제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법의 정당성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정당한 법이기 때문에) 공익광고 등으로 의식 개선을 유도하고 계도기간을 거쳐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말했다. 고질적 문제기 때문에 사회적 분위기부터 만든 후 강력하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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