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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무부 "가상통화 경고해 투자자 빼낸 뒤 거래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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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성 (변호사) ,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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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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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법무부 '가상통화' 문건 단독입수…"구두개입 없었다면 비트코인 이미 4000만원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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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 /사진=이동훈 기자
법무부가 가상통화의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해 국민들이 시장에서 빠져나오도록 한 뒤 거래 금지 입법을 추진키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구두개입'이 없었다면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이미 4000만원을 돌파했을 것이라는 게 법무부의 판단이다.

◇"투기판 빠져나갈 시간 줘 연착륙 유도"


15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법무부의 '가상통화 거래 금지 검토 필요성' 제하 문건에는 "선량한 국민이 사행성 가상통화 사기 및 투기에 빠지지 않게 하고, 기존 투자자들이 그곳에서 빠져나오도록 하기 위해 가상통화 위험성을 경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어 "이러한 자료를 수회 배포해 선량한 국민들이 사행적 투기판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 연착륙하도록 한 후 거래 금지 입법을 마련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적시돼 있다. 거듭된 경고를 통해 가상통화 시장의 과열을 식히고 투자자들의 이탈을 촉진한 뒤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폐쇄 등의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건에는 "가상통화에 대한 강력 규제 방침에 대한 보도자료 배포가 필요하다"며 "가상통화 거래의 투기성과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도자료도 배포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지난해 12월7일 1800만원에서 하루만에 2500만원으로 폭등했다가 법무부 등이 거래 금지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12월9일 1800만원으로 안정화됐다"며 "이 보도가 없었다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12월10일까지 4000만원을 돌파할 기세였다"고도 적혀있다.

이 문건대로 정부는 지난해 12월 13일, 20일, 28일 세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통해 가상통화 거래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규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법무부는 문건에서 "우리나라는 가상통화 투기 현상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심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세계시장 가격보다 20% 이상 높다"며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에 가상화폐를 판매하는 데 혈안이 돼 있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를 모두 매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투자자는 다단계사업자, 대학생, 가정주부, 회사원, 퇴직자, 중·고등학생 등 100만명 이상으로 총 투자금액이 수십조원 이상에 이르는 실정"이라며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님에도 수백 종류의 가상통화가 시세차익에 의한 고수익을 미끼로 무차별적 광고를 통해 투기거래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사행성 가상통화 거래소는 13개 이상으로 관련 법규가 없어 아무런 인허가 없이 임의로 개설된 것"이라며 "사행성 가상통화 1일 거래금액은 5조원 이상으로 코스닥 1일 거래액 2조4000억원을 초과하는 등 거래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어 시급한 입법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건은 "가상통화는 미래의 화폐 또는 금이 될 수 없다"며 그 근거로 △국가통화는 발행국가의 신용과 법적 강제에 의해 가치와 강제통용, 추가발행이 보장되는 반면 가상통화는 권리의무관계 등 내재가치가 전무하고 가치나 강제통용을 보증할 국가나 기관이 없다는 점 △누구나 발행할 수 있어 그 종류를 한정할 수 없고, 유사한 가상통화의 발행이 무분별하게 계속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점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통화의 안전한 거래를 보증할 뿐 가상통화 자체의 가치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법무부 "거래 금지 검토 필요"…입법 미지수


한편 문건은 "지난해 12월4일 법무부의 '가상통화 대책 TF(태스크포스) 발족' 보도자료 배포 이후 가상통화 가격이 오히려 40% 이상 폭등하는 등 가상통화 거래가 이상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가치도 없고 인지도도 없는 해외 발행 가상통화에 대한 버스 측면광고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휴대폰 광고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상통화 거래의 이상과열과 사행성 투기거래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가상통화 거래 금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별법을 통해 금지할 행위로는 △가상통화 중개·알선영업 △가상통화 판매·판매대행영업 △가상통화 발행 관련 자금모집행위(ICO) 등을 들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가상통화를 구입하거나 판매하는 개인을 처벌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실제로 법무부는 최근 '누구든지 거래소를 통해 가상증표의 발행·보관·관리·교환·알선 또는 중개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조항을 담은 '가상증표 거래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의 초안을 마련했다. 가상통화를 통화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판단에 따라 가상통화 대신 '가상증표'라는 표현이 쓰였다.

법안이 원안대로 제정된다면 시행일 이후 영업을 계속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는 전부 불법이 된다. 벌칙은 양벌규정에 따라 거래사이트와 거래사이트 대표 모두에게 적용된다. 거래사이트의 경우 수수료 등 명목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전부 몰수 또는 추징되고, 거래사이트 대표는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다만 해외 거래사이트나 P2P(개인 간 거래)를 통한 가상통화 거래는 특별법상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법무부가 이 같은 법안을 원안대로 국회에 제출할지, 국회에 제출될 경우 원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야권을 중심으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폐쇄 방안에 대한 반대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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