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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기름값 랠리, 누구 배 불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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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준 기자
  •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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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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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심층분석/유가]①휘발유 27주 랠리, 정유사·주유소·정부 폭리 문제제기…국제가 만큼 올렸지만 지나친 세금 체감상승폭 올려

국내 휘발유 가격이 27주 연속 상승하며 역대 최장 기간 랠리를 기록했다. 26주 연속 상승한 2010~2011년과 마찬가지로 제조(정유사), 유통(주유소), 세금(정부) 단계에서 폭리를 취한 곳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일부에선 국제유가보다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 폭리의 증거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제유가 상승을 핑계로 지나치게 배를 불린 곳은 존재할까.

◇싱가포르 가격 따라 27주 랠리=4일 머니투데이가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7월 넷째주부터 2018년 1월 다섯째 주까지 주간 평균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8.4% 상승한 반면, 국내 도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bbl)당 38.3% 뛰었다.

비교 기간을 임의로 줄이면 휘발유 상승폭이 두바이유를 넘어선 구간도 있다. 하지만, 휘발유 가격이 27주 연속 뛴 동안 추세적으로 두바이유 상승폭은 휘발유를 압도했다. 일단 휘발유 상승세가 두바이유보다 지나치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을 두바이유로 정한 점도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2001년부터 국내 휘발유 가격 책정 기준을 두바이유에서 싱가포르 현물시장 휘발유 가격으로 바꿨다"며 "원유와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는 시장 자체가 달라 기준을 바꾸라는 국회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가격도 대체로 두바이유를 추종하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의 정확한 동향을 알기 위한 지표로는 싱가포르 가격이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의 수출 비중은 50% 이상으로 국내 휘발유시장은 수출입이 자유로운 상태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싱가포르 가격보다 높으면 수입이 늘어 국내 가격이 하락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수출이 늘어 국내 가격이 하락하는 구조다. 휘발유의 원료인 원유보다 싱가포르 가격이 국내 가격의 정확한 기준이 되는 이유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보통휘발유(92RON) 가격은 지난 27주간 리터당 23.8%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폭은 싱가포르 시장 가격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를 근거로 정유사, 주유소, 정부 등이 휘발유 가격 최장 랠리 기간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분석할 수는 없다.

싱가포르 가격은 국내 정유사들의 공급 가격 기준으로 여기에 세금(정부)과 유통비용 및 마진(주유소)이 붙어 휘발유 소비자가격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누가 배를 불렸는지 알기 위해서는 각 부문별 가격 상승폭을 비교해 봐야 한다.
역대급 기름값 랠리, 누구 배 불렸나

◇싱가포르 만큼 올린 정유사, 정부는?=정유사는 휘발유 가격 상승 때 마다 폭리 논란의 전면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정유사 가격(휘발유 공급 가격)은 지난 27주간 2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가격 상승폭 보다 2.6%포인트 낮다. 이 기간 정유사 가격과 싱가포르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 추이도 비슷했다.

수치상으로 정유사가 국제 가격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해 폭리를 취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SK이노베이션 (260,500원 상승9500 -3.5%)과 GS칼텍스, 에쓰오일 (85,000원 상승3000 -3.4%),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의 정유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6%대로 국내 제조업 기업 평균 수준이다. A정유사 관계자는 "정유 부문 내수 영업이익률은 1%대"라며 "국내에서 석유제품을 팔아 이익을 남기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주유소 부문에 속하는 유통비용 및 마진은 27주간 11.7% 상승했다. 정유사 가격 상승폭 보다는 낮지만 어느 정도 이익을 올린 것은 맞다. 하지만, 주유소 부문 가격은 정유사 가격과 달리 등락폭이 컸다.

지난해 7월 넷째 주 89.3원이던 유통비용 및 마진은 8월 둘째 주 94.1원까지 뛰었다가 그 다음 주 다시 62.3원으로 곤두박질 쳤고 9월 둘째 주 58.9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11월 첫째 주 107.4원까지 뛴 뒤 12월 둘째 주 72.2원으로 주저앉았고 올해 1월 다섯 째 주 99.8원을 기록했다. 추세적 상승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마진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주유소 간 과당 경쟁 탓"이라며 "되는 곳은 잘 되지만, 영업이익률 1% 밑인 곳이 대부분으로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휘발유 가격에서 주유소 유통비용 및 마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5~6% 수준에 불과하다. 휘발유 가격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주지 못한다.

정부 영역인 세금은 27주간 1.3% 올랐다. 표면적으로 정부가 가장 못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교육세, 주행세가 각기 529원, 79.4원, 137.5원으로 고정돼서다. 부가가치세 정도가 휘발유 판매량 등의 영향으로 오르고 내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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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정비 성격의 세금은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안팎으로 가장 높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까닭은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점인데, 기본적으로 높은 세금이 휘발유가격 상승 시기 체감 상승폭을 높이는 지렛대가 되는 셈이다. 소비자단체인 에너지·석유감시단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정부는 유류세로 지난해보다 약 9% 늘어난 23조원 이상을 걷은 것으로 추산됐다.

게다가 휘발유에 적용되는 세금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으로 한국의 3분의 1이다. 선진국 중 세금이 가장 무거운 일본도 50%대 초반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높은 세금은 싱가포르 가격 상승 시 휘발유 절대 가격을 높이는 지렛대가 된다는 점에서도 문제이지만 하락 시에는 휘발유가 아닌 세금에 주유하는 형국이 된다"며 "유류세를 석유제품 시장원리에 맞도록 재설정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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