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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두고도 '태움'…간호업무 차질로 환자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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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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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자 많은데 업무폭탄 던지고 '도와주지 말라'
간호사들 "수면장애·스트레스로 업무효율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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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쟤 도와주지 마."

의료현장에서 환자 생명을 다루는 간호사들이 교육을 명분으로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태움' 괴롭힘 때문에 "업무에 전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엄격하게 교육하는 관행을 이른다. 간호사들은 태움이 교육 목적이 아니라 신참 간호사를 괴롭히기 위해서 이뤄진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현장의 적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태움'은 최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간호사가 '태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다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로 1년 가까이 근무한 A씨(26·여)는 "담당 환자를 긴급히 처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배 간호사가 '평소에 다른 사람 돕지도 않는 애를 왜 도와주느냐' '쟤 도와주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며 "보다 못해 도와준 다른 선배도 혼났다"고 말했다.

A씨는 태움 괴롭힘에 건강이 악화돼 업무에도 지장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퇴근이 6시간 이상 늦어져 다음날 근무까지 잠을 못 자고 출근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수면장애와 스트레스로 머리가 멍해져서 업무효율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때 1달 동안 병원에서 끼니를 제대로 챙긴 적이 없다"며 "반년 만에 몸무게가 10kg가량 줄어 체력적으로도 무리가 왔다"고 들려줬다. 결국 A씨는 간호사 일에 회의감을 느껴 다른 직업으로 이직했다.

지난해까지 2년8개월 동안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한 B씨(25·여)는 "환자에게 혈관주사를 놓느라 달려갈 수 없는 상황일 때 멀리서 부른 다음 '대답을 못 들었다, 무시하느냐'고 혼난 적이 있다"며 "여러 업무를 동시에 지시하고 하나가 끝날 때마다 '다른 일은 언제 할 것이냐'고 책망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B씨는 "중증환자가 많을 때 혼자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을 폭탄처럼 몰아주고 다른 간호사들에게는 '도와주지 말라'고 한 선배도 있었다"며 "쌓인 업무와 태움에서 오는 심적 부담, 비효율적인 지시에 시달려 해야 할 일을 잊거나 바쁜 마음에 종종 실수도 했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엄격해야 할 의료현장이기 때문에 태움이 불가피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태움의 이유는 대부분 직무와 상관없는 내용이다"고 입을 모았다. B씨는 "동료나 병원에 폐를 끼치거나 환자에게 위해가 되면 혼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감정을 배설하기 위해 태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고 털어놨다.

(자료사진) © News1 오대일 기자
(자료사진) © News1 오대일 기자

대한간호협회가 보건복지부와 함께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 1월23일까지 간호사 7275명이 참여한 '인권침해 실태조사'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최근 12개월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은 40.9%로 조사됐다.

괴롭힘을 주도한 가해자는 직속상관 또는 선배간호사가 30.2%, 동료 간호사 27.1%, 간호부서장 13.3%, 의사 8.3% 순이었다.

의료종사자 내부에서도 태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나영명 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국장은 "인력을 확충해서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태움의 근본적인 해결책이겠지만 간호사 조직 내 수직적·폐쇄적 문화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이를 간호사 개인이나 일부 병원의 문화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 정책국장은 "환자 앞에서 간호사를 모욕하는 행동은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교육기간에는 신규 간호사가 독립해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책임져주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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