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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타이에 스니커즈' 지용의 바흐 연주…'같지 않음'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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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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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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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지용 독주회 'I AM NOT THE SAME'..300년 전 바흐에 새로움 불어넣어

/사진제공=크레디아
/사진제공=크레디아
타이 없이 단추를 여미지 않은 셔츠에 플리츠팬츠. 지난 24일 예술의전당 독주회 무대에서 만난 지용의 모습은 연주 시작 전 등장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검정 연미복이 주류인 무대 의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연주에 힘을 실으며 페달을 밟는 두 발도 검정 구두가 아닌 흰색(1부), 카키색(2부) 스니커즈로 눈에 띄었다. '아이 앰 낫 더 새임(I AM NOT THE SAME)'이라는 공연 제목처럼 여느 클래식 공연과는 '같지 않은' 지용만의 무대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1부에 선보인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바흐작품번호 988)은 현존하는 건반악기 독주곡 중 그 길이가 가장 길다. 곡의 처음과 끝에 같은 아리아가 연주되고 그 사이로 무려 30개의 변주곡이 수록돼 있다. 한 시간 가량 쉼없이 펼쳐진 지용의 바흐는 유려한 손놀림으로 곡의 셈여림과 빠르기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변화를 만드는 그의 열 손가락의 움직임은 완벽히 합을 이루면서도 각각의 개성을 놓치지 않는 듯했다.

변주곡 마다 강한 여운을 주었지만 그 여운을 음미하고 곱씹기도 전에 이내 다음 곡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용의 연주는 곡에 내재된 명암을 강렬하게 대비시키며 강한 몰입감을 이끌어 냈다.

300년 전의 바흐는 지용에 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됐다. 그동안 많은 연주자들이 원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분석하는 연주에 집중했다면 지용은 기존의 기조를 따르기보다 새로움을 불어넣는데 집중했다.

지용이 바흐의 작품 중 가장 독창적이고도 어렵다는 곡을 선택한 배경도 흥미롭다. 최근 세계적인 음반사 워너클래식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4번째로 앨범을 내게 된 그는 첫 래퍼토리로 바흐를 선택했다. 바흐는 그가 10대 후반 방황을 겪으며 피아노를 떠나있던 때 다시 나아갈 길을 찾게 해준 작곡가다. 그는 당시 러시아의 천재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이 연주한 바흐의 곡을 듣고 '세상이 뚫리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키신의 연주에서 지용은 어린 시절 손가락 가는대로 순수하게 치곤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떠올렸다. 어린 시절의 피아노 소리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준 바흐의 곡들은 지용을 다시 피아노 앞에 앉게 했다.

치열한 고민을 거쳐 내린 결론이어서일까. "이제는 평생 피아니스트로 살 제 삶이 기쁘게 느껴진다"고 말하며 웃어보이는 그에게서 힘이 느껴진다. 새로운 음악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용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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