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할복하고픈 심정", 丁의장 "일하면서 싸우자"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8.2.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이 제1야당을 철저히 무시한다며 이같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파행되는 국회 상황을 두고 "일하면서 싸워야 한다"며 일침을 놨다.



김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정 의장이 주재한 여야 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을 탄압하고, 집권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을 무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신의 정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장으로 변질시켰다"며 "한국당은 국회를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직원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명색이 제1야당 원내대표가 국회사무처 직원에게 목례로 인사하는 데 고개를 확 돌렸다"며 "국회를 무시하는 게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정 의장은 정치적 이익으로 파행을 하더라도 민생은 민생대로 챙기자고 말했다. 그는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워야 한다"며 "정쟁 때문에 민생이 볼모로 잡혀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여야가 수시로 교체되는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며 "의회 권력이 계속 한 정당에 머무르지 않고 교체돼왔기 때문에 여야가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의회 운영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국회서 처리되지 못한 산적한 민생법안들을 걱정했다. 그는 "2월 국회를 시작할 때만 해도 민생국회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여당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법사위와 각 상임위에서 논의된 것들이 본회의서 처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이 '빈손국회'를 초래했다며 당정을 비판했다. 그는 "(빈손 국회의) 단초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제공했다"며 "남북대화를 하기 전에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게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에 대한 비판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한국당의 행태는)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키고 남북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한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한국당을 설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 출석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김영철 방남은 청와대가 주도했기 때문에 임 실장이 국회에 나와야 한다"며 "국회법 122조에 근거해 '긴급 현안질문'을 국회의장과 여야 각 당에게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끝내 합의는 무산됐다. 회동 중 김성태 원내대표가 고성을 내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비공개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요즘 김 원내대표가 여러 현안들에 대해 화를 많이 낸다"며 멋쩍게 웃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 실장의 국회 운영위 출석과 관련해 "간사간 협의에서 결정되는대로 운영위원장인 저는 수용하겠다"며 "만일 임종석이 끝까지 응하지 않는다면 특단의 판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특단의 판단'이 국회 보이콧을 의마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건 묻지 말라"며 말을 아꼈다. 28일 본회의에 대해선 "오늘 간사간 협의를 할거니 협의 결과에 따라 보고를 받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