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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내 아들 취직 좀…", "필기는 통과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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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1부, 정리=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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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1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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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공정과 부정의 경계]<3>권력기관 채용 청탁에 민간 기업 대처법

[편집자주]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문재인 대통령)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채용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이런 다짐은 공염불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채용비리에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유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공정’한 것인지의 경계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공정한 채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이유이다.
"대한민국에서 힘 깨나 쓴다는 권력기관에 있는 사람들 중 자녀나 친인척이 취업을 앞두고 있는 경우 너 나 할 것 없이 청탁이 들어옵니다. 약자인 기업 입장에서 권력 기관의 힘을 거부할 수도 없고, 결국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컴퓨터에 의지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국내 대기업 고위 임원에게 매년 수십만명이 치르는 과도한 취업시험 준비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필기 시험을 없애는 것이 어떠냐고 던진 질문에 돌아온 의외의 답변이다.

취업 청탁을 막기 위해 컴퓨터로 채점하고, 그 성적을 조작하기 힘든 입사시험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답이었다.

이 임원은 "외부에서 채용 청탁이나 압력이 들어오면 마냥 거부하기 힘들 때가 있다"며 "신입사원 공채 때 컴퓨터가 채점하는 기초 소양부터 전공분야, 상식, 인·적성 시험을 치르는데 기본 소양을 점검하는 의미도 있지만 채용 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상당하다"고 답했다.

또 "청탁하는 쪽에 (최소한의 요건인) 필기시험은 통과하셨나요라고 물어보면, 필기시험도 통과 못했는데, 청탁할 수 있느냐는 뉘앙스로 들려 청탁의 절반 이상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시스템상 기본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들면 채용 청탁을 거절하기가 한결 수월하다는 얘기였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4명이 채용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민간기업에서도 채용 청탁이 현안이자 고민거리라는 얘기다.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막기 위해서 다양한 내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의 얘기대로 상당수 대기업이 실시하는 공채 필기시험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그룹의 경우 직무적성검사인 GSAT를 치른다. 지난해까지 언어논리, 수리논리, 추리, 시각적사고, 상식 등 5가지 과목을 치렀고 올해부터 상식이 폐지됐다. 현대차그룹도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HMAT(인·적성검사)를 치른다. SK그룹은 SKCT, LG그룹은 LG 웨이핏테스와 적성검사를 본다.

이같은 필기시험을 통과하는 취업 준비생은 최소한 면접에 앞서 기본 소양은 갖춘 것이 되기 때문에 '무식한 낙하산'은 받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된다는 게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기업들은 또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청탁을 배제하고 있다. 삼성그룹도 불필요한 조건이나 스펙을 채용에 반영하지 않도록 올해부터 서류 접수 단계부터 출신학교나 출신지, 신체 사항, 사진을 받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무적합성 평가용 에세이에도 이런 정보를 담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입사지원서에서 어학성적과 자격증, 수상 경력, 인턴,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항목과 함께 주민등록번호, 사진, 가족관계, 주소 등을 입력하는 부분을 삭제했다.

롯데그룹은 사람 대신 아예 AI(인공지능)가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부터 일반적인 입사지원서나 자기소개서 대신 직무 '관련 보유역량 기술서'를 받고 AI가 이를 분석해 평가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채용 청탁은 어떤 권력이 됐든 힘을 가진 사람들이 불공정한 권한 남용으로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점에서 문제"라며 "기업들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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