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억만장자가 투자한 스타트업 "블록체인으로 물류 혁신"

사진=조철희 기자

물류는 금융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유망 분야로 꼽힌다. 이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원료 공급지부터 최종 소비지까지 연결된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공급망)의 흐름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제품이 현재 어느 위치에 어떻게 있는지 빠르고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기반의 서플라이체인 가치사슬에선 생산자가 단순 하청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최종소비자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서플라이체인의 대변자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산한 제품이, 내가 소비한 제품의 물류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장차 블록체인 기술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SCM(supply chain management·공급망관리)로 연결된 제조업 가치사슬을 새롭게 재편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스타트업 인디맨드는 이같은 블록체인 기술의 속성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물류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성장하고 있는 미국 소매시장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와 물류 관리 시스템을 아웃소싱으로 제공한다. 미국 소매시장은 이제 막 온라인화가 진행 중으로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플랫폼이나 배송 서비스 제공이 미진하다. 인디맨드는 이 점을 파고들어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 출고, 포장, 보관, 배송 등 일련의 물류 과정을 검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 알렉스 사이다니 CEO는 최근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 특별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은 물류 분야에서 증명에 적합한 기술로 서플라이체인에 투명성을 가져올 것"이라며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어떻게 관리되고, 누가 수익을 얻었는지 등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디맨드는 물류 솔루션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데 주력해 중소 규모의 일본·중국 슈퍼마켓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비용 효율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억만장자가 된 제레미 가드너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어거(Augur)라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시장 분석 회사를 차려 수백만 달러를 번 인물이다.


사이다니 CEO는 최근 또 다른 스타트업도 시작했다. 탈중앙화와 블록체인에 주목한 엑셀러레이트(Xcelerate)라는 이름의 블록체인 교육 회사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며 사업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장차 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교육 기관과도 협력해 기업들이 많은 블록체인 유스케이스(Use-cases·사용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비전은 인디맨드와 엑셀러레이트가 추구하는 가치와 사업 방향을 통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의 가치에 대해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를 통해 확보된 투명성이 그동안 중앙집중화 시스템이 이해를 독식하던 구조를 와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내에서 규제 논란이 뜨거운 암호화폐와 관련해서는 "가치가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암호화폐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이 빠르게 디지털화 되고 있기 때문에 법정화폐 역시 디지털화폐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이다니 CEO는 오는 19~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18 키플랫폼'에서 '블록체인이 바꾸는 세상'을 주제로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