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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금리 인상 판단, 물가보다 소비·투자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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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닐라(필리핀)=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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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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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하반기 갈수록 높아질 것…고용 개선 상당히 더뎌, 일관성 있는 노력 필요"

'제21차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저녁 마닐라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제21차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저녁 마닐라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의 고려 요인으로 "물가보다는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지표를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1% 초중반 수준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낮은 물가 오름세가 금리인상의 제약 요인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실물 지표의 개선세가 확인될 경우 현재 물가상승률 수준이 다소 낮더라도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4일(현지시간)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21차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찾았다.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 누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성장 회복세와 견조한 물가 흐름이 확인될 때는 완화 정도의 축소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경제가) 3%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도 2%대로 수렴할 경우 (현 금리 수준을) 그대로 끌고 가면 금융불균형이 커진다"며 "금융불균형이 당장은 문제가 안 되지만 1~2년이 쌓이면 이 때 느끼는 부담은 지금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시점을 판단할 때 어떤 자료를 더 우선시하냐는 질문엔 "1차적으론 소비, 투자, 고용, 수출 등 실물지표를 먼저 본다"고 답했다. 그는 "물가는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며 물가보다는 경기 회복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6개월 또는 1년 후의 물가가 중요하다"며 "최근 물가가 1% 초중반 수준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중기목표수준(2%)에 크게 못 미치는 물가상승률이어서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읽히는 발언이다. 금통위 내에서도 물가 지표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 총재가 금리인상의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이 총재는 향후 물가 오름세가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로 유가 상승을 꼽으며 "수요도 늘고, 감산 연장 가능성과 일부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유가가 올랐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우리 성장과 물가를 큰 폭으로 수정해야 할 만큼 그렇게 더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1.6%)이 확대된 데 대해서도 "기존에 봤던 것과 어긋나지 않은 것으로, 물가 전망이 바뀐 것은 없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 총재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으로 외식비가 급등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려면 수요가 뒷받침해 줘야 한다"며 "수요측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는 결국 비용쪽 압력을 업주가 부담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고용 상황에 대해선 "고용 개선이 상당히 더디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지 않는 이유로 공장 해외 이전, 기술혁신, 물류 혁신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도 상당히 크다"고 봤다.

그는 "4차 산업혁명도 고용에는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며 "없어지는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업체들이 유통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아마존 효과'에 대해서도 "물류혁신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고용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고용 문제에 대해 "획기적인 해법은 없다"며 "특히 제도와 관행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봤다. 또 "일시적인 고용 미스매치 등과 관련해선 정부 재정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어떻게 1년 내에 성과를 볼 수 있겠냐"며 "다방면의 노력이 일관성 있게 꾸준히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통화정책 목표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외에 고용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기준금리가 주요 정책수단인 상황에서 물가와 금융안정에 고용까지 포함하면 목적 간에 상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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