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프레소 캡슐에 스타벅스 커피 담긴다

네스프레소, 네스카페 등 브랜드를 보유한 스위스 글로벌 기업 네슬레가 스타벅스와 '글로벌 커피 동맹'을 맺는다. 네슬레가 스타벅스 커피 제품을 매장 외 공간에서 판매할 권리를 사들이면서다. 네슬레 캡슐 커피에 스타벅스 브랜드 제품이 추가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네슬레는 스타벅스에 현금으로 71억5000만달러(약 7조7천억원)를 지급하고 스타벅스 비아(VIA), 시애틀베스트 등 스타벅스 커피 제품을 스타벅스 매장이 아닌 슈퍼마켓, 식당, 편의점 등에 판매·유통할 권한을 갖게 됐다.


네슬레는 내년부터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커피머신 용으로 스타벅스 브랜드 캡슐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네슬레가 거액을 투자해 스타벅스 브랜드를 사들인 것은 특히 미국 커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네슬레 브랜드인 네스카페와 네스카페는 전세계 커피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하지만 미국에서만큼은 스타벅스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독일계 JAB홀딩스가 '큐리그' '피츠커피' '칼리부커피' 등 커피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본토벨 AG은행 애널리스트 진 필리페 버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벅스와의 거래로 네슬레는 JAB를 멀리 떨어뜨려 놓을 수 있게 됐다"며 "가격이 비싸보일 수 있으나 3~4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네슬레의 약점이었던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또한 분기별 매장 방문객 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등 시장 포화 상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운영을 간소화하기 위한 구조조정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차 브랜드인 타조(Tazo)를 3억8400만 달러에 유니레버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번 계약 역시 네슬레의 전세계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 및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스타벅스 시애틀 본사 직원 500명도 네슬레로 옮길 예정이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이번 글로벌 커피 동맹은 네슬레의 명성과 유통망을 통해 전세계 가정에 스타벅스 경험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네슬레가 미국 커피 브랜드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미국 독립 커피브랜드 '블루보틀' 지분 68%를 4억2500만 달러(약 4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카멜레온 콜드브루'라는 유기농 커피 브랜드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