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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엄마'라 불리는 선생님…작은 교실의 행복

머니투데이
  • 목포(전남)=박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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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1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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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없다-③] "전교생 74명 이름·가정사 다 알아요"…소규모 학교 목포임성초 선생님의 이야기

조영주 임성초등학교 교사가 3학년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가영 인턴기자
조영주 임성초등학교 교사가 3학년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가영 인턴기자
[빨간날]'엄마'라 불리는 선생님…작은 교실의 행복
“가족 같은 사이라고 할까요? 가끔 저를 ‘엄마’라고 부르는 학생들도 있어요”

‘까르륵’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조용한 마을에 울려 퍼졌다. 근원지는 전남 목포시 석현동에 위치한 임성초등학교. 지난 8일 오후 1시쯤 교문에 들어서자 바깥 놀이에 한창인 1학년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학년 학생은 총 12명. 다른 학교에 비해 적지만 학생들의 쾌활한 웃음소리는 넓은 운동장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임성초등학교는 전교생 74명, 각 학년당 1개 학급으로 이뤄진 소규모 농어촌학교다. 학교 뒤편엔 푸른 산이, 앞쪽엔 초록빛으로 물든 들녘이 펼쳐져 있다. ‘농어촌학교’라는 명칭에 걸맞게 운동장 한쪽에는 작은 텃밭도 꾸려져 있다. 전교생이 함께 가꾸는 이 텃밭엔 학생들이 직접 심은 감자가 자라는 중이다.

김한관 임성초등학교 교장(58)은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라 텃밭 가꾸기 같은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며 “한 달 후면 전교생이 함께 감자를 수확해 가마솥에 삶아 먹을 예정이라 아이들이 그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임성초등학교 학생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는 모습. /사진=박가영 인턴 기자
임성초등학교 학생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는 모습. /사진=박가영 인턴 기자

학생 수가 줄고 학교 규모가 작아지면서 교사와 학생 간 거리감도 좁혀졌다. 교직 생활 35년 차인 김 교장도 한때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자상하고 친근한 선생님이 됐다.

“전에 근무하던 학교는 전교생 수가 1000명이 넘었어요. 교장을 맡고 있어도 학생들 얼굴, 이름을 전부 외우긴 힘들었죠. 지금은 학생들의 이름은 물론 개개인 특성까지 알고 있어요. 가끔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주기도 합니다. 큰 학교에선 부담 돼 못 하는 일이었죠.”

3학년 담임을 맡은 조영주 교사(48)는 ‘스승’의 의미가 전과 달라졌음을 느낀다. 3학년 학생 11명을 지도하며 모든 활동을 함께 하다 보니 가족과 다름없는 관계가 됐다. 그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건 여기선 옛말”이라며 “선생님이 마치 가족, 친구처럼 편안하고 친근한 존재”라고 말했다.

서로 간의 유대감이 깊어지다 보니 이따금 1학년 학생들이 조 교사를 ‘엄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온종일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니 저를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엄마’라 부르다가 또 어떤 날은 ‘이모’라고 부르기도 하고요(웃음).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전처럼 어렵고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엄마, 형, 삼촌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거겠죠.”

체험학습에 나선 임성초등학교 학생들. /사진=임성초등학교
체험학습에 나선 임성초등학교 학생들. /사진=임성초등학교

좋은 점은 또 있다. 학생들 사이의 폭행·따돌림 등 학교폭력 문제가 크게 줄었다. 조 교사는 “교육을 할 때 선생님이 쏟는 에너지는 학생 수와 관계없이 동일해 학생이 적을 경우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학생이 많은 학급이었으면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적절한 생활지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사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재정립되고 있지만 ‘진정한 스승’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예나 지금이나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제자로 하여금 진정으로 따르게 하는 '스승'의 의미는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존중하고, 교사는 학생들을 열정으로 대한다면 그것이 바로 사도(師道)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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