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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고발에 사법불신까지…'재판거래' 의혹 수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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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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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무효" "재판 다시해야"…패소자들 반발 격화 김명수, 의견수렴 후 대응 방침…입장표명 당겨질듯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이유지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2017.9.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2017.9.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상고법원 도입 추진을 위해 박근혜정부 청와대와 재판을 흥정의 대상으로 삼은 여러 시도들이 확인되면서 해당 재판 당사자들의 반발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판결 무효' 주장까지 나오며 법치주의의 근간이 들리는 양상이어서 더이상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사법 불신으로까지 확산하는 상황이라 김명수 대법원장의 빠른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조사보고서에 등장하는 법원행정처 문건에는 당시 대법원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던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을 위해 정부와 교감을 이어 온 정황이 담겨있다.

문건은 '국가적·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이나 민감한 정치적 사건 등에서 BH와 사전 교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물밑에서 예측불허의 돌출 판결이 선고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 수행'이라는 문구와 함께 주요 판결들을 '정부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로 들고 있다.

문건에 등장한 협력 사례는 Δ통상임금 사건 Δ키코 사건 등 국가경제발전 최우선 고려 판결, ΔKTX 승무원 사건 Δ콜택 및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 Δ철도노조 파업 사건 등 노동개혁 기여 판결, Δ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Δ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사건 등 교육 개혁 판결 등이다.

이밖에 Δ과거사정리위원회 사건 Δ대통령긴급조치 사건 등은 과거사 정립 판결로, Δ이석기 전 의원 사건 Δ전교조 교사 빨치산 추모제 참석 사건 Δ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등을 자유민주주의 수호 판결로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 정치적으로 민감했던 판결인 데다 하급심의 판단을 대법원이 뒤집은 판례도 많아, 재판의 당사자들은 양 전 대법원장 구속수사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통합진보당 대책위원회, 긴급조치피해자모임, 전국교직원연합회 등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공동고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옥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김영한 전 수석 업무일지에도 나와있듯, 전교조 죽이기는 청와대와 국정원 등이 치밀하게 기획한 노조 파괴전략이었다"며 "양승태 체제 사법부도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판결하며 이같은 공작을 굳히기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5년 6월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중지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가처분을 인용한 원심을 깨고 전교조를 법외노조 상태로 되돌려놨다.

전국금속노조는 콜텍,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판결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들 사건에 대해 각각 2012년 2월과 2014년 11월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금속 노조 측은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구속수사와 재심 등 후속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9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법원 대법정을 점거, 농성을 벌었던 KTX해고승무원들은 이날 김환수 대법원장 비서실장(51·21기)과 면담을 갖고 조속한 문제해결을 재차 촉구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5년 2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성립을 인정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이 책임자로 있던 대법원은 고등법원까지 계속 승소해온 KTX 승무원 관련 판결을 이유없이 뒤집어 10년 넘게 길거리를 헤매어 온 해고 승무원들을 절망의 나락에 빠뜨렸다"며 고등법원까지의 판결을 인정하고, 정부와 코레일이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의 수사요구에 이어 재판 당사자들의 반발도 본격화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입장표명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김 대법원장은 각급 판사회의 등 의견을 수렴해 검찰 수사의뢰 등 향후 대응방안을 정할 방침이다.

내달 4일에는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와 서울가정법원 단독·배석 판사 연석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11일에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날에도 법원행정처는 차장을 주재로 실장, 총괄심의관 등 부장판사와 일부 심의관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조치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각계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입장표명이 앞당겨 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검찰에 수사를 맡기기로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고발이 아니라, '검찰의 판단에 맡긴다'는 취지의 입장 발표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는 사법부가 고발의 주체가 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앞서 특별조사단은 검찰이 요구할 경우 문건 제공 등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김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을 지켜본 뒤 수사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원론적으로는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전직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인 만큼 사법부 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날까지 검찰에 접수된 고발장이 9건이며 공동 고발 등 추가 고발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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