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개선 누적의 결과…R&D 멈추지 않아야"

찰스 크레이그 코닝 수석부사장/사진제공=코닝

혁신의 상징 스마트폰. 한쪽에서는 이러한 스마트폰에 대해 "혁신이 멈췄다"고 지적한다. 최근 새로 출시된 제품들이 하드웨어 성능만 일부 개선되는 등 과거 1년이 멀다하고 보여주던 혁신성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실제 스마트폰의 이러한 현실은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6000만 대로 전년동기 대비 3% 줄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기능과 디자인이 정점에 이르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이 수요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의 유리를 만드는 코닝의 생각은 다르다. 코닝은 "혁신은 누적적 개선"이라고 강조한다. 시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게 혁신이라는 의미다. 누군가는 유리에 무슨 혁신이 있냐고 하겠지만, 유리 역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 휘어지는 제품 등 과거에는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것들이 현실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3일 찰스 크레이그 코닝 수석부사장을 만나 혁신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LCD(액정표시장치)가 시장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다른 디스플레이로 대체돼 간다. 이러한 시대 코닝과 유리의 미래는 무엇인가.
▶코닝은 LCD TV용 기판 유리 생산을 선도한다. 그것은 커다란 유리판으로, 마치 큰 투명한 종이 한 장 같다. 여기서 가장 큰 혁신 중 하나는 유연한 큰 유리판을 어떻게 운반하는가 하는 가였다. 코닝은 LCD 공장 옆에 유리 공장을 건설하고 진보된 운송 시스템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LCD 다음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다. 또 차세대 기술은 마이크로LED라고 생각한다. 이에 맞춰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여전히 LCD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LCD 제조 업체들이 LCD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매일 한계에 도전하고 있으며 성과도 내고 있다.

-코닝은 유리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어떻게 혁신을 해 왔나.
▶윌로우 글라스(내구성이 있으면서도 유연하게 휘어지는 제품)를 예로 들면 과거 그러한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비전이 있었지만, 당시 시장은 그 아이디어와 맞지 않았다. 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임원들이 투자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에 의해 계속해서 그 아이디어는 발전돼 왔고 그 결과 윌로우 글라스가 만들어졌다.

-혁신하는 과정에서 실패도 경험했을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실험하고 실패하고 실패로부터 배우고 더 많은 지식을 쌓는다. 기본적으로 코닝에게 혁신이란 누적적인 개선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이다. 또 투자가 중요하다. 이는 혁신 속도와 시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어떤 기술이든 처음부터 역량을 구축할 수는 없다. 이러한 지속적 연구개발과 투자가 코닝의 DNA이자 코닝이 잘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혁신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안다.

-코닝은 광섬유 시장도 선도한다. 한국은 5G(5세대 이동통신)가 화두인데, 무선 통신이 더욱 발달하는 지금 광섬유의 역할은?
▶무선 신호는 단지 그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해저 케이블 등 전체적인 그림으로 봐야 한다. 무선 신호도 신호를 주고 받는 곳까지는 광섬유를 타고 신호가 흐른다. 따라서 광섬유 역시 무선 통신에서 매우 중요하다. 코닝도 이에 따라 무선 비즈니스를 하고, 무선 관련 제품을 지니고 있다.
5G가 되면 당연히 광섬유가 더 많이 필요해진다. 코닝이 만드는 주요 광섬유 제품은 '울트라'라고 불리며 가장 낮은 수준의 신호 손실율을 나타낸다. 또 구부리기 쉽다. 작은 설치 공간에 더 많은 서버를 배치할 수 있게 한다. 광섬유를 통한 서버 간 데이터 전송은 훨씬 빠르며 열 발생 문제에서도 강점이 있다. 큰 에어컨 등 냉방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구리 케이블에 비해 뛰어난 기술이다.

-코닝이 경쟁력이 있는 세라믹 분야에서는 어떤 혁신이 있었나.
▶대표적 제품이 가솔린 엔진, 디젤 엔진용 배기가스 정화장치를 위한 세라믹 담체와 필터다. 코닝의 세라믹 담체와 필터는 엔진에서 배출되는 유해한 배기가스와 오염물질을 무해한 성분으로 변환시키는데, 배기가스가 다공성 구조의 세라믹 벽을 통과하면서 인체에 무해한 물과 가스로 바뀌는 원리다.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해 제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은 물론 공기 정화 등 환경에도 기여한 것이다.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활용 사례는?
▶컴퓨터로 새로운 유리 조성을 설계하면, 이후 그것을 직접 만들어 실험해보지 않아도 되게 한다. 코닝이 축적된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유리 디자인을 위한 모델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