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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노리고 20살 연하와 결혼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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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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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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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90대 이모씨 "남은 장해연금 일시금으로 달라" 소송…법원 "혼인신고 무효"

돈 노리고 20살 연하와 결혼한 할머니
20살 연하 남성과 혼인신고를 한 90대 여성이 남성 사망 후 산재급여를 일시금으로 전부 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법원은 위장결혼에 불과해 배우자 지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산재급여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심홍걸 판사는 이모씨(91)가 "장해연금 차액 일시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장해연금은 산업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장해를 얻었을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지급되는 연금이다.

이씨는 2016년 8월 정모씨(사망 당시 68세)와 혼인신고를 했다. 정씨는 혼인신고를 하고 3일 후 사망했고, 이씨는 배우자 자격으로 정씨가 받던 장해연금 잔금을 일시급으로 지급받겠다는 청구를 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혼인신고만 했을 뿐 두 사람이 실제로 결혼생활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정씨는 2007년 부산 해운대의 건물 증축공사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뒤 장해 결정을 받고 연금을 수령해 왔다. 이후 권모씨와 김모씨가 도움을 주겠다고 접근해 한 여성을 소개했다. 권씨는 정씨의 장해연금을 나눠가질 수 있다며 혼인신고를 부추겼고, 이 여성과 정씨는 2015년 1월 혼인신고를 했다. 그러나 성격차이 등을 이유로 약 1년 반 만에 협의이혼했다.

이후 김씨는 자신의 장모인 이씨를 정씨에게 소개했다. 이씨는 정씨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김씨의 권유를 받아들여 정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혼인신고를 할 때 쯤 정씨는 불안 증세를 보이고 횡설수설하는 등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서 이씨는 "독실한 종교인으로서 정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병활동을 도와주면서 산재급여로 공동생활하면 쌍방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혼인신고를 했다"며 배우자로서 산재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씨는 정씨와 별다른 교류가 없는 사이였는데도 갑자기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나선 점 △혼인신고 당시 정씨의 상태 △정씨 대신 권씨가 혼인신고까지 진행한 점 △정씨가 혼인신고 후 3일 만에 사망한 점 등을 볼 때 혼인신고에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씨 동생 진술에 의하면 권씨 등은 정씨를 도와준다는 명목 하에 산재급여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씨가 사망하면 권씨 등은 정씨의 산재급여를 수령할 수 없다. 이 경우 권씨 등과 신뢰관계에 있는 이씨가 정씨와 혼인을 하면 이씨가 산재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고, 권씨는 이씨를 통해서 계속해서 산재급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결국 권씨 등은 산재급여를 이용할 목적으로 혼인을 주선했고, 이씨는 이에 응해 혼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면 이씨의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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