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지역경기...수도권·호남권 제외 '찬바람'

수도권과 호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1분기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조로 수도권이 1분기에 이어 개선 흐름을 이어갔고 호남권은 도소매업과 운수업이 증가하면서 전분기보다 나아졌다. 반면 강원권이 평창동계올림픽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로 악화됐다. 충청권, 동남권, 대경권, 제주도는 보합 수준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25일 15개 지역본부에서 지역내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경제 동향' 모니터링 결과를 수록한 '지역경제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제조업 생산 증가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는 서버용 D램과 스마트폰 및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용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 확대에 힘입어 주 생산지인 수도권에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바이오시밀러 의약제품의 해외 판매 호조도 수도권의 생산증가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요 증가로 기계장비도 생산이 증가됐다.

하지만 수도권과 함께 반도체 생산 주 생산지인 충청권의 제조업 생산은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등 전방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전체적으로 보합수준을 보였다.


반면 강원권 경기는 1분기에 비해 소폭 악화됐다. 4~5월 중 취업자수가 전분기의 소폭 증가에서 소폭 감소로 전환됐다. 서비스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평창동계올림픽 종료 후 내·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일부 리조트가 올림픽 관련 시설물의 복구 공사를 실시하면서 이용객이 감소한 데 기인한다.

동남권 경기는 1분기 '소폭 악화'에서 2분기 '보합'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부진이 이어졌지만 중국내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기계장비의 수출 호조 영향이 제조업 생산에 영향을 줬다. 대경권과 제주도는 보합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충청권과 호남권, 제주권에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수요동향은 소비의 경우 수도권, 충청권 및 호남권이 증가했으나 강원권은 감소했다. 여타 권역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수도권, 충청권 및 호남권에서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판매가 호조를 보인 반면 강원권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호남권과 제주권이 각각 철강과 음식료업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동남권이 석유화학·정제의 시설투자가 일부 마무리 되면서 감소했다. 충청권과 대경권은 지역 내 주요 제조업체의 업황 부진 등으로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호남권과 대경권이 보합 수준을 보였으나 여타 권역은 SOC(사회간접시설) 예산 감축 기조,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수출은 대부분의 권역에서 반도체, 석유화학·정제,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동남권은 선박 인도 물량 감소 등으로 부진했다.

향후 지역경기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수도권과 충청권, 강원권과 제주권에서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여타 지역은 대체로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제조업 생산은 호남권과 대경권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머지 권역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석유화학·정제 등이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디스플레이, 휴대폰, 조선 등은 지역에 따라 보합 내지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서비스산업 생산은 여행 성수기가 다가오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에 힘입어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업, 여행업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권역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는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충청권, 강원권 및 제주권이 양호한 소비심리, 여행 성수기 도래 등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남권, 호남권 및 대경권은 지역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등이 소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강원권과 제주권의 경우 음식료품 업체의 설비 증설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타 권역은 유지·보수 위주의 투자가 진행되면서 보합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SOC 예산 축소에 따른 토목 건설 둔화와 분양물량 감소 등으로 대부분의 권역에서 감소하거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수출은 대부분의 권역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4~5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10만명 늘어 1분기(18만명)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증가폭이 축소됐고 동남권은 감소폭이 확대된 반면 대경권은 감소폭이 축소됐다. 호남권, 강원권 및 제주권은 대체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건설업은 증가폭이 축소됐고 농림어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4~5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1.6% 상승해 1분기(1.3%)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이는 일부 채소류 가격의 급등으로 농산물가격이 상승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를 중심으로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도 높아진데 기인한다.

4~5월 중 주택매매가격은 전분기말월대비 0.02% 상승해 1분기(0.15%)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수도권과 호남권의 오름폭이 축소되고 대경권이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강원권과 제주권은 전분기의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됐다. 동남권과 충청권은 하락폭이 확대됐다.

기업의 2분기 자금사정은 호남권과 제주권이 관광 관련 업종 등에서 개선됐으나 충청권은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대경권과 강원권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소 악화됐다. 수도권과 동남권은 전분기와 큰 변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