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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도주하지 않겠습니다"…재계 5위 총수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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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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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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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日롯데 주총 꼭 참석해야"…심상치 않은 일본 분위기, 50년 통합경영 무너지나

"절대로 도주하지 않겠습니다"…재계 5위 총수의 절규
"절대로 도주하지 않겠습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하게 해주십시오. 저 말고는 일본 주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법 505호 법정. 강승준 부장판사 등 형사8부 재판부가 심리한 이날 공판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절절한 입장을 호소했다. 신 회장이 법원에서 직접 발언을 한 것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20일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신 회장 발언에선 일본 롯데 경영권과 관련 극도의 불안감이 묻어 났다. 지난달 말까지만해도 신 회장의 소명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나 '보석' 등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 목적으로 지원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만 일관되게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공판에서 신 회장의 관심은 온통 경영 문제에 꽂혀 있었다. 본인의 무죄를 재차 주장하기 보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해 당장 시급한 경영 현안을 해결하고 수습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25일 공판에선 본인의 등기이사 해임안,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지지 불안 등 경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재차 도움을 청했다. 지난 2월 법정 구속된 이후에도 등기이사직을 유지해 왔던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신 회장은 "(검찰이)이번에 일본으로 나가면 다시 안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절대로 그럴 일 없다"고 약속했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오는 29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의 등기이사 해임 여부가 결정된다. 2015년부터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주제안 형태로 신 회장의 해임 안건을 올렸다. 이들 형제가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앞선 4차례 주총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 롯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 회장이 주총 때마다 일본으로 건너가 주주들을 챙겼는데 이번엔 구속돼 있어 설득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신 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사장) 등이 이달초 일본을 방문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났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

신 회장이 주총 참석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한 배경은 한국과 큰 차이가 있는 일본의 기업 문화에 있다. 국내 일반 기업은 위임장을 받은 변호인이 주총에 참석해 주주 입장을 설명할 수 있지만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같은 주주가 아니면 위임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씨, 신유미씨 등 총수일가 외에는 소명이 불가능하다. 현재 이들 가운데 신 회장을 대신해 한·일 롯데그룹 경영자로서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적임자가 없는 것이다.

신 회장의 보석이 허가되지 않고, 주총에서 신 회장 해임안이 통과될 경우 한·일 롯데 통합경영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린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사를 설립해 91개 계열사 중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51개 계열사를 편입했지만,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케미칼 등 40개 계열사는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구조 아래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가 주주이익 극대화를 내세워 대규모 배당을 요구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롯데 계열사의 이사 선임권을 요구하거나 단기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해외투자를 막는 등 경영간섭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일본 롯데 주주들의 의중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른 사람이 신 회장을 대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도 "수사기관 입장에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재계 5위 총수가 도망갈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만약 신 회장이 주총 참석을 핑계로 자산 100조원이 넘는 롯데그룹을 버리고 도주한다면 세기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지유
    송지유 clio@mt.co.kr

    머니투데이 산업2부 송지유 차장입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유통산업을 비롯해 패션, 뷰티 등 제조 브랜드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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