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5천억대 LNG저장탱크 담합' 건설사 임직원 벌금형→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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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LNG 생산기지 27만㎘급 저장탱크. (서울중앙지검 제공) © News1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3조5000억원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과 관련, 사전 협의를 통해 담합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건설사 임직원 3명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24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 임직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현대건설(1억6000만원), 한양건설(1억4000만원), 한화건설·SK건설(9000만원), 경남기업·삼부토건·동화건설(2000만원)에게는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또 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을 제외한 임직원들에게도 원심과 같은 500만∼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건설사들에 대해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하는 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회사가 소수임을 기회로 경쟁을 피하고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담합하고 실행했다"며 "이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해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해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정거래법의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담합한 공사 규모는 매우 크고,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범행 이후 담합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고, 재정이 악화된 경남기업과 삼부토건 등을 제외한 건설사는 상당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공사 수주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으로서 담합 행위에 가담했다"며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임직원은 2005년부터 관여해 담합의 기본을 미리 형성했다"며 "담합 행위의 가담 정도가 다른 건설사 임직원들보다 중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05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한국가스공사가 최저가낙찰제 방식으로 발주한 12건의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사와 투찰금액 등을 합의한 후 입찰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합계 3조5495억원 상당의 공사를 수주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13개 업체를 적발해 35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공정위의 고발로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리니언시(자진신고 면제)로 고발에서 제외된 2곳과 법인합병으로 공소권이 없어진 삼성물산을 제외한 10개 건설사를 기소했다.

이들은 LNG 저장탱크의 시공실적을 보유한 건설사가 소수로 제한된다는 점을 악용해 담합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입찰참가자격 완화에 따라 신규로 자격을 얻게 된 업체가 생기자 담합에 끌어들이기도 했다.

1심은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근본적으로 유리한 위치임에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합해 경쟁을 저해했다"며 "이런 행위는 독점규제법의 입법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건설사에 대해서는 벌금 2000만~1억6000만원, 임직원들에게는 500만~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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