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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신의 직장' 냉동창고?…직접 일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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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 원은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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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2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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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아워홈 용인2물류센터 냉동창고 현장…"감기 달고살아, 여름 더 힘들어"

7월31일 기자가 아워홈 용인2물류센터 냉동창고에서 작업 체험을 하고 있다. 내부에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귀마개를 썼다 벗었다를 반복했다. /사진=정지욱 아워홈 사원
7월31일 기자가 아워홈 용인2물류센터 냉동창고에서 작업 체험을 하고 있다. 내부에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귀마개를 썼다 벗었다를 반복했다. /사진=정지욱 아워홈 사원
바짓가랑이로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었다. 두꺼운 패딩을 입었는데도 몸을 절로 웅크렸다. 목 뒤, 발목, 코끝처럼 피부가 드러난 모든 곳이 시렸다. 불과 몇 분만에 발가락도 얼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문 밖과 온도 차이는 약 60도(℃), 이곳은 냉동창고다.

가장 더운 날, 가장 추운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있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8도를 돌파한 7월 마지막 날. 아워홈 용인2물류센터에 냉동창고를 찾았다. 식자재가 상하지 않도록 보관하는 이 냉동창고의 온도는 영하 20도, 바깥과 온도 차가 60도에 가깝다. 서혁종 용인2물류센터장은 "날이 더운 여름철에는 식자재가 상하기 쉬워 더욱 냉동창고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작업 장소에 들어가기 전 두꺼운 외투와 목장갑 2개, 귀마개를 받았다. 서 센터장은 "냉동창고가 외부와 온도 차이가 커서 처음 들어가는 사람은 어지럼증을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울 복장을 챙겨 입으니 답답했다. "아무리 추워도 이렇게까지 입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냉동창고에 첫발을 디디자 시원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시원함도 잠시. 온몸이 으슬으슬 떨려오기 시작했다. 특히 피부가 밖으로 드러난 곳이 추웠다. 그래도 장갑과 귀마개를 잘 착용했는지 확인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렇게 추운데 그 안에서 방한복을 벗고 일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 냉동창고에서는 10㎏ 정도 되는 식자재를 배송지별로 분류해 날랐다. 그냥 들어도 무거운데 추운 공간에서 일하려니 더 힘들었다. 내부와 외부 온도 차이가 커 바닥도 다소 미끄러웠다. 정신없이 물건을 나르다 미끄러져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영하 20도 추위에 제대로 적응도 못 한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나르느라 온몸은 초긴장 상태였다.

7월31일 아워홈 용인2물류센터 냉동창고에서 인턴기자가 물건을 나르고 있다. /사진=정지욱 아워홈 사원
7월31일 아워홈 용인2물류센터 냉동창고에서 인턴기자가 물건을 나르고 있다. /사진=정지욱 아워홈 사원

"이건 이쪽으로 옮겨야 해요." 냉동창고 관리를 담당하는 이우재 대리(47)가 따라다니며 업무를 설명했다. 하지만 창고 내부 소음이 심한 데다 귀마개까지 착용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설명을 듣기 위해 귀마개를 잠시 벗는 순간 귀 끝이 아려왔다. 귀마개를 쓸지 벗을지 잠시 고민하는 와중에도 추위가 괴롭혔다. "귀마개를 오래 벗고 있으면 귀에 동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충고가 날아왔다.

시간이 갈수록 추위는 더했다. 특히 발가락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시렸다. 다만 다른 작업자들은 비교적 담담했다. 냉동창고에서 5년 정도 일한 한성곤씨(46)는 "처음 1주일 정도는 꽤 추웠는데 그 이후로는 적응해서 괜찮다"고 말했다.

1시간 만에 냉동창고에서 나오니 '살았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냉동창고에 들어갔던 복장 그대로 폭염 속에 섰다. 옷에 한기가 남아 있어 3~4분 정도는 시원하게 버틸 만했다. 하지만 이내 온도 차이 때문에 손끝 발끝이 뜨거워졌다. 한기와 열기는 각 관절마다 엄습했다.

냉동창고 근무자들에게는 오히려 여름이 더 힘들다. 직원 박건호씨(25)는 '여름에 냉동창고에서 일하면 시원하고 좋지 않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만 잠깐 시원할 뿐 그 이후로는 계속 춥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우재 대리는 "온도 차이가 큰 곳을 자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냉동창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감기를 달고 산다"며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염이 절정에 달한 1일 서울·홍천 등 전국 각지에서 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6분 서울 최고기온이 39.6도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종전 기록인 38.4도(1994년 7월24일)를 훌쩍 뛰어넘었다.

76년 만에 전국 최고기온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날 강원도 홍천 최고기온은 41.0도로 종전 최고 기록인 40.0도(대구·1942년 8월1일)를 경신했다.

서울과 홍천 외에도 △춘천 39.5도 △수원 39.3도 △충주 40.0도 △청주 38.2도 △대전 38.9도 △부여 38.7도 △부안 38.0도 △의성 40.4도 등에서 역대 최고 기록이 나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사이 내려가지 못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며 "당분간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 질환 관리와 농·수·축산물 관리에 특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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