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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도 밖에 안나와, 형사도 현장 출동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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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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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습격, 대한민국 여름 생존기]'에어컨 난민' 등장, 골프장 반바지 남성들도 ↑

지난달 23일 전북 전주시 효자로에서 시민들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23일 전북 전주시 효자로에서 시민들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사진=뉴스1
체온보다 높은 살인적인 무더위가 대한민국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있다. 거리 생활에 익숙한 노숙인들조차 낮에는 바깥에 나오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외출한 시민들 손에는 부채 대신 휴대용 선풍기가 하나씩 들렸다. 긴 바지 착용이 예의로 여겨지던 골프장에서조차 반바지 차림이 곳곳에 등장했다. 그나마 온도가 조금이라도 낮아지는 새벽에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었다.

2일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다음 주 일요일인 12일까지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면서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초유의 더위에 시민들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여태껏 부채와 손수건으로 여름을 났다는 권모씨(55)는 최근 평생 고수하던 부채 대신 휴대용 선풍기를 구입했다. 권씨는 "올해 난생 처음으로 휴대용 선풍기를 하나 샀는데 워낙 공기 자체가 덥다 보니 더위를 몰아내는 데는 역부족인 것 같다"고 말했다.

노숙인도 낮에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폭염에 쓰러지는 노숙인이 있을 것에 대비해 자주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등으로 나가는데 최근엔 오후 7시 전까지 역 광장으로 나오거나 노상에서 술을 마시는 분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른 새벽부터 라운딩이 시작되는 골프장에서도 더위가 낯선 풍경을 만들었다. 지난 주말 회원제 골프장에 다녀온 김모씨(40)는 "긴 바지 착용이 일종의 에티켓인 골프장에 반바지를 입고 온 남성이 곳곳에 보여 깜짝 놀랐다"며 "캐디들도 아이스박스에 실었던 얼음을 머리 위에 얹는 등 더위를 이겨내느라 고생이었다"고 말했다.

기상 관측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1일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 기상관측소의 기상실황 모니터 온도가 38.6도를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기상 관측 111년 만에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1일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 기상관측소의 기상실황 모니터 온도가 38.6도를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더위 때문에 거처가 바뀐 '에어컨 난민'도 있다. 최근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해외에 있다 귀국한 배모씨(21)는 귀국 후 8일 동안 친구 자취방에서 머물기로 했다가 더위 때문에 숙소를 옮겼다. 배씨는 "하룻밤 에어컨이 고장 난 친구 집에서 자보니 더위 때문에 숨도 쉬기 힘든 지경이었다"며 "에어컨 기사를 불렀지만 1주일 후에나 온다 해서 8박9일에 20만원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옮겼다"고 말했다.

야외 근무가 많은 경찰들도 근무 방식을 조절하고 있다. 교통 경찰의 경우 폭염 경보가 내려지면 음주단속이나 오토바이 순찰 근무 등이 금지된다. 경비 경찰은 교대 주기를 1시간에서 30분으로 짧게 바꿨다.

직접적인 근무지침이 없는 강력계 형사 등도 자체적인 대응 방안을 만들었다. 자료 조사 등 서류 작업을 최대한 마무리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현장에 출동하는 식이다.

서울 일선서 형사과장은 "범인을 잡더라도 최대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꼭 필요할 때만 밖에 나가라고 해놨다"며 "억지로 폭염에 현장을 다니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다른 업무를 아예 처리할 수 없으니 그게 더 손해"라고 말했다.

더위는 낮뿐만 아니라 밤 풍경도 바꿔놨다. 자전거 동호인들은 더위를 피해 새벽 3시부터 자전거를 타거나 해가 지고 난 뒤 밤샘 라이딩을 하기도 한다.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탔었던 취업준비생 박영준씨(24)는 "땡볕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현기증이 와서 쓰러질 뻔한 적이 있다"며 "요새는 아스팔트 열기가 식은 오전 3~4시에 동반자들을 만나서 오전 7시에 아침 먹고 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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