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022년까지 혁신성장에 '30조+α' 투자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한고은 기자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농생명기술실용화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방제용 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총 100여 업체가 참가해 최신 농식품 산업 관련 제품들을 전시한다. 2018.6.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38개 공공기관이 2022년까지 자율주행차, 드론 등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에 30조원 넘게 투자한다. 정부가 성과 부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적까지 받은 혁신성장을 키우기 위해 공공기관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금융 지원을 대기업에서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전환한다. 혁신성장 투자를 늘려 부채비율이 오른 공공기관은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정부는 2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서울 한강대로 서울역 인근에 잇는 협업 업무공간 '위워크'에서 3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혁신성장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공공기관이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투자를 통해 혁신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은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8대 선도사업은 △드론 △초연결 지능화 △스마트 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다.

공공기관이 지난해 8대 선도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1조4000억원이다. 공공기관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6조원을 8대 선도사업에 쓸 계획이다. 가령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 6곳은 2022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에너지 신산업에 16조9000억원을 쏟기로 했다.

공공기관은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한 혁신기술·제품도 적극 구매할 방침이다. 기술이 뛰어나지만 판로가 부족한 혁신성장 스타트업 기업을 돕기 위해서다.

공공기관별 고유사업에 신기술을 접목하는 등 공공서비스와 혁신기술 간 융합도 도모하기로 했다. 설비 안전점검, 경비, 화재감시 등에 드론 같은 첨단장비를 활용해 공공기관 생산성도 높인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은 업무를 단순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수사례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제시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내년에 안면인식 스마트패스를 도입한다. 여권이나 탑승권을 보여주지 않고도 검색·심사·탑승 과정을 생체정보만으로 통과하는 시스템이다. 2023년엔 짐을 풀지 않고 걸어가면서 보안검색을 받는 터널형 보안검색을 구축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은 또 혁신성장 인프라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민간의 사업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가스공사는 2022년까지 5년 간 수소충전소 200개를 지을 계획이다. 도로공사·교통안전공단은 자율협력주행 도로시스템을 만들고 한전·한국수력원자력은 보유 특허권 및 기술을 중소기업에게 무상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혁신성장 투자를 측면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공공기관을 혁신성장 중심으로 기능 조정한다. 정책금융기관은 올해 하반기에 대기업 중심의 금융 지원에서 창업벤처·신산업 육성 지원으로 기능을 개편한다. 정부는 또 2022년까지 매년 2~3개 분야에서 기능조정을 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이 혁신제품을 사거나 관련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에 중점 반영할 계획이다. 개발단계별로 혁신제품을 살 수 있는 길도 넓힌다. 시장에 없는 초기 혁신제품은 기술인증과 관계없이 수의계약을 허용한다. 상용화 전 단계인 혁신 시제품은 공공기관이 시범 구매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상용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기관 사내벤처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의 겸직제한도 완화한다. 현재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 임직원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업무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는 혁신성장 분야를 추가했다. 혁신성장 투자를 늘려 부채비율이 오른 공공기관은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성장 추진단을 구성해 추진과제 점검, 신규과제 발굴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추진한 혁신성장 과제에 대한 평가는 내년 상반기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