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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 30억을 줬는데 이렇게 취급하나"… 이팔성 비망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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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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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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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檢 'MB 4대천왕'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비망록 공개... 청탁 정황 고스란히 기록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8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8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되는지 여러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2008년 3월28일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 내용 중 일부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금융계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임기 초기 금융계 요직을 청탁했다가 수차 좌절했던 경험을 이처럼 비망록으로 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에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사건의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작성한 이같은 내용의 비망록을 공개했다. 이 비망록에는 이 전 회장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가 좌절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회장이 직접 흘려쓴 비망록 내용과 해당 문구를 타이핑으로 재정리한 내용을 함께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달 하순 건강 문제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해 공판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비망록이 공개되는 것을 보며 관자놀이를 짚고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인 2008년 1월경부터 서울 통의동에 마련된 이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집무실을 무수히 찾았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은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잇따라 만났지만 인사 청탁이 뜻대로 되지 않았음을 꼼꼼히 비망록에 기재했다.

그 해 2월5일 비망록에는 "매일 피곤한 하루다. 뭔가 되는 게 없다. 이변(이상주 변호사, 이 전 대통령 사위)은 정말 형편 없는 친구다. 모두 다 비슷하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상주가 본인의 인사 문제에 역할을 못 해준다는 자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전 회장은 후일 검찰 조사에서 "MB의 사위로서 언젠가는 제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기 전인 2007년 1월경부터 이 변호사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2월 11일과 12일에는 통의동 집무실로 무작정 찾아갔다가 이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내용들이 기재돼 있었다. 2월13일이 돼서야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을 만나 '성동구 국회의원' 출마 건에 대해 얘기를 건넸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이상득 부의장과 상의하겠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2008년 2월25일 직전인 2월23일에 이 전 회장은 다시 이 전 대통령과 만났다. 이날 이 전 회장은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로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등을 얘기했고 이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답했다고 비망록에 적었다. 이 전 회장은 이틀 후 열린 취임식에도 초대 받아 참석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의 바람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월28일 이 전 회장은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개인정보동의서 제출서류를 급히 만들어서 3시간 이내에 보내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이 전 회장은 급히 준비서류를 만들어서 청와대로 보냈다.

3월3일 이 전 회장은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친구다. 나중에 한 번 따져봐야겠다. 소송을 통해서라도"라고 기록을 남겼다. 이 전 회장은 "내가 준 8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할 것"이라며 "나머지는 어떻게 하지?"라고도 적었다.

3월7일자 메모에는 박 전 차관을 만났는데 박 전 차관이 KRX(한국거래소) 이야기를 했으나 거절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전 회장은 그날 저녁 이 전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와서 "KRX가 어떠냐"고 연락이 왔고 자신이 산업은행에 대해 얘기를 꺼냈으나 "11월이 임기이니 그 때 하면 되지 뭐"라고 해서 조건부로 받아들였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KRX 이사장 자리도 이 전 회장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최종 후보군의 2배수 이내에는 포함됐지만 최종적으로 탈락했던 것이다.

이 전 회장은 3월17일쯤 박해춘 당시 우리은행장 등을 만나 박 전 행장으로부터 "우리은행에서 많이 도와주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가는 길도 험난했던 것으로 보인다. 3월23일자 비망록에서 이 전 회장은 "다시 MB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것은 왜일까"라고 적었다.

이후 5월부터는 이 전 회장에 대한 우리금융지주 관련 서류 검토 작업이 진행된 정황이 비망록에 담겨 있었다. 실제 이 전 회장은 그 해 6월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2013년 6월까지 재직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111억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와 349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받았다고 지목된 뇌물액 중 약 22억6000만원이 이 전 회장이 제공한 금액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여기에는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사위 이 변호사에게 줬다고 하는 8억원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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