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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방학, 배낭메고 해외여행?…대학생 "가방메고 학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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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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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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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탐구생활-③]대학생 58% 방학 계획으로 '외국어·자격증' 공부…배낭여행보다 스펙 쌓는 여행 고려도

[편집자주] 월 화 수 목 금…. 바쁜 일상이 지나고 한가로운 오늘, 쉬는 날입니다. 편안하면서 유쾌하고, 여유롭지만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늘은 쉬는 날, 쉬는 날엔 '빨간날'
/사진= 유승목 기자
/사진= 유승목 기자
/삽화=유정수 디자인기자
/삽화=유정수 디자인기자

[빨간날]방학, 배낭메고 해외여행?…대학생 "가방메고 학교가요"
여름 방학이 한창인 가운데 초·중·고등학교 교정이 한산하다. 하지만 방학에도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바로 대학생이다.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은 힘겨운 취업난과 치솟는 물가 등 녹록치 않은 현실에 방학에도 학업을 내려놓지 못하고 학교를 찾고 있다.

◇방학? 휴식이 아닌 준비 기간= 방학은 대학생활 '로망' 중 하나다. 많은 대학생들이 방학 시기가 다가오면 각종 동아리 활동이나 여행 등 새로운 경험을 꿈꾸곤 한다. 특히 국내·해외 여행은 방학 중 꼭 해야할 목표로 항상 꼽히며 학기 내내 이를 준비하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에게 이 같은 로망은 사치로 다가올 때가 많다.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고 각종 과제물을 소화하느라 숨가쁘게 달려온 만큼 여행과 휴식을 즐길법도 하지만 바늘구멍같은 취업 걱정에 휴식을 꿈꾸지 못하는 것. 지난해 교육부가 대학생 2만82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생활 고민 1위(4년제 기준)는 취업(60%)이었고 학업(25.2%), 경제적 어려움(9.5%)이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방학 동안 각종 스펙을 노리고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대학내일연구소가 지난 6월 20대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58.4%가 여름방학 계획으로 외국어·자격증 공부를 꼽았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은 각각 5위와 8위에 그쳤다. 여름방학의 의미가 '학업을 내려놓고 학기 중 수고한 본인에게 주는 휴식 시간' 에서 '미래를 위해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시간'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 대학교내 열람실 등이 있는 건물에는 가방을 메고 한 손에 책을 든 학생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지난 8일 오전 10시 찾은 서울 성북구 A대학교에는 이른 아침부터 공부에 매진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여름방학 계절학기 수업이 종료됐음에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열람실을 찾은 것. 모자를 쓰거나 편한 반바지를 입는 등 차림새도 다양했다.

이날 만난 대학생 정모씨(25·남)는 '방학'이란 단어에 큰 감흥이 없는 모습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박씨는 매일 오전 열람실에 출석해 영어 자격 공부와 취업 스터디를 한 뒤 귀가한다. 박씨는 "실업률을 올라가고 취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서 공채 시즌이 곧 시작하는 시점인 방학은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일 뿐"이라며 "취업한 친구들도 있어 마냥 놀기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어리지만 미리미리"·"더위 피하려"= 비단 졸업반 학생들만 방학에 학교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갈수록 높아지는 취업 문턱과 성적 경쟁 부담에 새내기라 불러도 좋을 저학년 학생도 더위를 뚫고 열람실을 찾는다.

직장인 임모씨(28·여)는 취업 준비를 하던 지난 겨울방학 동안 매일 오전 9시에 학교 열람실을 찾았다. 혹시나 게을러질까봐 '출석 스터디'도 했다. 말 그대로 정해진 시간까지 열람실에 출석하는 모임이다. 임씨는 이때 저학년 후배를 만나 깜짝 놀랐다. 임씨는 "방학이면 놀기 바빴지 1학년 방학부터 열람실에 나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아직 취업이 급한 시기도 아닌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사진= 유승목 기자
/사진= 유승목 기자
하지만 저학년 학생도 취업을 앞둔 고학년 선배처럼 미래에 대한 부담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대학생 남모씨(21·여)는 "방학때 여행도 가고 아르바이트도 한다"면서도 "취업이 어렵기도 하고, 또 주위에 일찍부터 진로계획을 세우고 시험을 공부하거나 여러 활동을 하는 친구도 많아 방학이라고 마냥 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공부만 하기 위해 학교를 찾는 것만은 아니다. 뜨거운 폭염에 학교가 피서지인 학생도 있다. 학생증만 있으면 시원한 교내 여러 장소에서 머물 수 있고 식당,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 더위를 피하기 딱 좋은 것. 대학생 박모씨(26·남)는 "날씨가 무척 덥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카페에 있으면 더위를 느끼기 힘들다"며 "식당 가격도 저렴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좋아 학교에 나오면 편하다"고 말했다.

◇격세지감, "우리 때는 놀았는데"= 이 같은 요즘 대학생들 방학을 바라보는 선배들은 자신이 교정을 거닐던 시기와 사뭇 달라진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후배들의 고된 방학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70~80년대 대학을 다닌 부모 세대에게 방학 키워드는 '낭만'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던 노모씨(64·여)는 방학이면 동기, 선·후배들과 여러 활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여름방학이면 농활을 갔고, 돌아오면 교육 봉사를 다녔던 기억이 있다. 노씨는 "방학에도 학교에 나가 공부를 하긴 했지만 취업 준비보다는 도서관에서 문학 서적을 읽거나 동아리 활동을 했다. 시국이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며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는 아들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 학생들이 안쓰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방학에도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왼쪽)과 여름방학 해외봉사에 나선 대학생들. /사진= 뉴스1
방학에도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왼쪽)과 여름방학 해외봉사에 나선 대학생들. /사진= 뉴스1
비단 80년대 대학의 방학만 낭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10년 전 대학을 졸업한 이들도 방학이면 학교 열람실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찾았다. 2003년에 대학에 입학한 직장인 김모씨(33·남)가 여름방학하면 떠오르는 기억은 배낭여행이다. 한창 유럽 배낭여행이 불던 시기에 대학에 들어간 김씨는 학기 중에 돈을 모아 방학 내내 유럽을 돌았다. 김씨는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으로 공부나 취업은 제쳐두고 여행을 다니며 추억 쌓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에게 해외 여행은 추억이나 경험보다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중 하나인 경향이 짙다. 해외경험과 어학능력이 취업이 도움이 되기 때문. 최근 대학생들의 해외 경험 트렌드는 배낭여행보다는 어학연수나 인턴십, 대외활동, 봉사활동이다. 실제 대학내일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생 절반 이상이 대외활동에 참여했는데 15.1%의 학생이 기업·기관이 주최하는 '해외탐방'에 참여했다. 대학생 원모씨(27·남) "교환학생이나 해외여행 경험을 어떻게 자기소개서에 녹여낼까 고민하는 스스로를 보며 가끔 씁쓸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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