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없어 도서관에서 점심 먹고, 급식에 머리카락 바퀴벌레까지...

급식민원과 관련한 급식에서 벌레가 발견된 사례와 민원 현황./사진=권익위 자료 편집

"타학교에 비해 비싼 급식비를 내는데도 평소 머리카락도 발견되고, 바퀴벌레도 나왔는데 영양사 선생님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어요"
"급식실이 없어서 학교 도서관에 모여서 점심을 먹어요"


학교급식 관련 민원의 39.3%가 급식 품질 및 시설 개선 등과 관련된 내용으로 돼 있어 부실식단에서 급식시설에 이르기까지 학교급식 환경 전반에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학기 개학을 앞두고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학교급식 관련 민원 1385건의 분석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민원 유형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급식 품질 등 서비스 향상 요구가 39.3%로 가장 많았고, 급식업체 계약 및 납품 관련 민원이 30.6%, 다음으로 위생관리 문제가 22.8%, 급식 종사자 근무환경 개선 관련 내용 7.3%순으로 나타났다.

'급식 품질 등 서비스 향상 요구'의 경우, 부실식단 불만이 59%(321건)로 다수를 차지했고, 유전자 변형식품, 냉동식품 사용제한 등 식재료 품질 문제 15.8%(86건), 급식횟수 등 불만 15.3%(83건), 급식실 종사자 불친절 5.1%(28건) 등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급식 학생수는 1일 평균 574만명으로, 전체 학생의 99.8%가 급식을 이용하고 있어 청소년 영양관리와 건강을 위해서도 식단과 식재료 등 급식 품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급식실 설치 등을 요구하는 민원은 26건(4.8%)으로 비율은 낮지만 현재 전체 학교의 11.4%인 1345개교가 급식시설이 없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급식업체 계약 및 납품'과 관련해서는 입찰절차 문의가 40.4%(169건)로 가장 많았고, 납품업체 점검·단속을 요구하는 신고성 민원도 101건(23.9%)이 접수됐다.

'위생관리 문제' 중에는 벌레·비닐 등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이 35.9%(113건)로 가장 많았고, 위생불량으로 인한 식중독 우려 24.4%(77건), 급식실 위생상태 점검 요구 19.4%(61건), 식재료 및 식기세척 상태 불량 16.8% (53건) 순이었다.

신청지역 별로는 경기도가 27.8%(385건)로 가장 많았으나, 지역별 학생수를 고려할 경우, 상대적으로 대전과 인천이 높은 편이었다.

안준호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정책의 직접적 수요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학교급식 정책에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며 "학생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도록 불량 식자재 등에 대해 공익신고를 활용한 감시 체계를 상시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익위는 학교급식과 관련한 국민의 소리가 관련 정책 개선에 활용될 수 있도록 이번 민원분석 결과를 교육부, 각급 교육청 등 관련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