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관광·교육의 장으로…벽을 넘는 담쟁이잎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시인이자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도종환 장관의 ‘담쟁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남북을 갈라놓은 장벽 같은 DMZ(비무장지대)에 평화 이미지를 심기 위한 첫 담쟁이잎. 평화라는 수천개 담쟁이잎에 뿌려지는 거름과 빗방울은 관광객들과 교육 현장에서의 학생과 교사들이다.

DMZ에 발을 딛고 먼 곳을 응시하는 시인과 교육자들은 문화와 교육 행정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14일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함께 경기 파주 판문점 및 캠프그리브스 등 DMZ 현장을 함께 방문했다.

최근 한반도에 평화와 화합의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DMZ에 대해 ‘평화’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것.

정부는 지난 7월11일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DMZ를 국제적인 평화관광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DMZ를 친근한 관광지로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DMZ 접경 10개 지역(인천 옹진군, 강화군, 경기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강원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의 대표 관광자원·음식, 걷기여행길 사업 등의 홍보·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가을 여행주간에는 다양한 문화관광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문체부‧교육부 장관 및 시·도 교육감들은 평화의 집을 포함한 판문점 주변과 미군기지에서 청소년들의 교육의 장 및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캠프그리브스를 둘러보며 관광객들과 청소년들이 DMZ를 평화를 상징하는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정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캠프그리브스에서는 평창올림픽 폐막식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여준 양태환 기타리스트의 공연을 관람하고 DMZ 지역을 탐방한 청소년들이 체험활동 중 느낀 점과 평화에 관한 고민을 공유하는 시간을 보냈다.

교육부 김상곤 부총리는 "학생들의 평화통일에 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도 교육청과 함께 DMZ 평화 체험을 비롯해 평화축제 등 다양한 현장체험 활동을 발굴·지원할 것"이라며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평화 감수성을 키워나가는 적극적 평화교육이 학교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 도종환 장관은 “이번 모임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아프게 다가온 DMZ라는 벽을 타넘기 위한 담쟁이들의 첫 번째 모임"이라며 "DMZ 지역에 평화의 이미지를 심고 이와 관련된 평화 관광‧교육 정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김승환 교육감은 “지역의 다양한 교육 공동체에 ‘문화와 생태가 공존하는 DMZ’를 알려 평화와 화해, 상생의 가치를 삶으로 체화할 수 있도록 현장 체험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