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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만 되면 재연되는 대형 화재 참사, 원인 알아도 해결은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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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환 기자
  • 2018.08.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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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할때만 국회 법안 발의 봇물, 실제 처리는 굼벵이…법안 처리 속도 높이고, 민간 기존건물 대책도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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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9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낸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는 그동안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의 도돌이표다.

지난 2008년 1월 이천 냉동창고 화재(40명 사망, 9명 부상), 2014년 5월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22명 사망, 8명 부상), 2015년 1월 의정부 도심형생활주택(5명 사망, 129명 부상), 2017년 12월 제천 복합건물(29명 사망, 40명 부상), 2018년 1월 밀양 세종병원(46명 사망, 109명 부상) 등 유사한 대형 화재 참사가 반복되지만, 정부는 대책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껏 발생한 대형 화재의 원인은 한결 같다. 드라이비트나 샌드위치패널 같은 불에 타기 쉬운 내·외장재 사용, 화재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스프링클러 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인재'라는 사실이다.

정부와 국회는 매번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법안 처리 등은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그리고 다시 화재가 발생하면 호들갑을 떠는 일이 반복되면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 신축 건물이 아닌 기존 민간 건물까지 난연성 내외장재를 적용하는 것을 규제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깐깐한 소방 안전 점검 관리에 나서도 허점이 계속 발생한다. 건물을 지을 때부터 화재 대비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비용 만을 생각해 드라이비트나 샌드위치패널 등 값싼 가연성 내·외장재로 건물을 마감하는 민간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다.

지난 20일 화재가 발생한 세일전자 측은 "건물에 스프링클러와 소화전이 설치돼 있었고, 경비실에서 비상벨도 울려 4층에도 비상벨이 울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스프링클러와 방화문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화재로 4층에 있던 23명 직원 중 7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어 더해 직원 4명은 계단으로 대피할 틈도 없이 불을 피해 4층 창문에서 아래로 뛰어내렸고 결국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차가 화재신고 접수 후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화재에 취약한 내·외장재 등의 복합 영향으로 유독가스가 워낙 빠르게 퍼졌고, 대피할 통로도 마땅치 않아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매번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불에 잘 타는 내·외장재를 규제하고 난연성 자재를 사용하는 등 건축 자재에 대한 화재 안전성 규제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의정부와 제천, 밀양, 서문시장, 남동공단 등 대부분 화재가 불에 잘타는 드라이비트나 샌드위치패널 공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건물 외벽 콘크리트 위에 단열재를 붙이고 매시(섬유)를 더한 후 시멘트를 바르는 공법인데 단열재로 값싼 스티로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시 유독 가스를 발생시키고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21일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인천 남동공단 화재는 오후 3시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전자 제품 제조 공장 4층 식당 입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초 목격자는 "식당 입구 쪽 천정 부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발화 지점으로 알려진 식당 입구 쪽 천정모습.(독자 제공) 2018.8.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인천 남동공단 화재는 오후 3시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전자 제품 제조 공장 4층 식당 입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초 목격자는 "식당 입구 쪽 천정 부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발화 지점으로 알려진 식당 입구 쪽 천정모습.(독자 제공) 2018.8.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남동공단 화재 피해가 컸던 이유도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공법이 지목된다. 샌드위치패널은 철판, 알루미늄 등으로 철재로 된 외부 양쪽 면과 함께 그 사이에 들어가는 단열재로 구성된다. 마찬가지로 주로 값싼 스티로폼이 단열재로 활용된다. 지난 2016년 말 대구 서문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700여 개의 점포가 불에 타고 1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도 불에 잘 타는 소재로 인한 샌드위치패널 공법이 원인이었다.

지난 2015년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참사 이후 드라이비트 등 가연성 외장재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지난해 4월부터 신축 빌딩에 적용되고 있지만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소급 적용이 힘든 상황이다. 또 제천, 밀양 화재 이후 최근에야 국회에 난연성 외장재를 다가구주택, 의료시설, 학교, 노약자 시설 등에 적용하는 법안 발의되는 등 걸음마 단계다.

정부도 지난 4월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소방청 등 합동으로 소방대응체계와 건축물 안전 제도 개혁 내용을 담은 정부 합동 화재안전특별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당시 가연성 외장재 사용을 제한하는 한편 화염과 유독가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설계·시공때 방화구획 설치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민간 건물들에까지 규제를 적용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가연성 내·외장재에 대한 강도 높은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기존 건물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신축 건물에 대해서는 개정된 건축법으로 어느 정도 안전 장치가 마련될 수 있지만, 이미 값싼 가연성 내외장재로 지어진 기존 건물들은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며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건물에 대한 안전 감독 강화는 물론 불연성 내·외장재로 바꾸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등 보다 과감한 정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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