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 한다며 카드업계에 3000억 부담 전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22일 내놓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대책 중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이 결국 카드사들만 부담을 지는 구조가 됐다. 특히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카드 수수료 산정시 담배세를 제외하는 방안까지 시행될 경우 연간 최소 3000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계산이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매출 산정시 담배세 등 제외 추진 △PG(전자결제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업자에 우대수수료율 적용 △개인택시 사업자에 우대수수료율 적용 등이 주요 골자다.

PG사를 거치는 온라인 사업자와 한국스마트카드, 이비카드 등 교통카드 사업자를 거치는 개인택시 사업자의 경우 연매출에 상관없이 우대수수료율 이상의 수수료 부담을 안고 있다. 정부는 영세 및 중소 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 온라인사업자의 경우 1.8~2.3%, 개인택시 사업자는 1.0% 수준으로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카드 수수료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에서 추진 중인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통해 매출 산정시 담배세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담배세는 담배가격의 74%를 차지해 매출이 늘어도 실제 마진은 낮다. 이 때문에 담배 매출이 전체의 40% 이상인 편의점업계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을 수 있도록 담배세를 매출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카드업계는 당장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발표된 대책들이 모두 카드사들가 부담을 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정부는 온라인 사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 적용으로 줄어들 카드 수수료 부담은 연간 각각 1000억원, 150억원으로 추산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담배세를 매출에서 제외할 경우 발생할 수익 감소액은 약 175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최소 연간 29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카드사들은 이중 특히 담배세 매출 제외의 경우 비용 문제 및 우대수수료 적용 형평성을 들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세금을 포함한 결제금액 전체에 대한 서비스 비용으로 발생하는게 카드 수수료인데 세금만 제외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타업종과의 형평성 논란으로 유류세, 주세 등 세금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카드 수수료와 관련해 "사용자와 정부가 다 같이 부담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부담을 카드사들에만 전가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럼에도 이같은 지원대책이 나오자 카드사들은 업계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상공인 방안도 카드업계의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정부가 카드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데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