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점업 폐업위험↑…5곳 중 4곳은 5년도 못버텨

5일 서울 도심의 한 식당가에서 가게 주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새로 문을 연 숙박·음식점업 업체 5곳 중 4곳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국내 관광숙박업체가 수도권과 일부 관광지에 편중된 데다 종사자도 4명 이하로 영세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순학 산업연구원 서비스정책연구실 연구원이 26일 발표한 '관광숙박업의 생존결정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숙박 및 음식점업의 신생업체 1~5년 생존율은 17.9%로 집계됐다. 즉 5곳 중 4곳은 개업 5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존율(38.4%)과 비교해보면 절반 수준이었다.


1년 생존율은 숙박·음식점업이 59.5%, 제조업은 70.1%로 차이가 10%포인트 수준에 그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숙박·음식점업의 생존율이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시장에 신규 진입하거나 퇴출 되는 업체의 비중도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2015년 한 해 동안 신생·소멸한 음식점업 업체 수는 활동업체 대비 36.5%, 숙박업의 경우 29.2%였다. 모두 제조업(18.3%)과 비교해 비중이 컸다.

이 연구원은 "숙박업체의 활발한 시장 진입과 퇴출은 개별 업체 관점에서는 '폐업 위험도가 높다' 또는 '생존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숙박업에 주목해 2000~2014년 간 국내 관광숙박업체의 생존결정 요인을 분석해봤다.

/사진제공=산업연구원

그 결과 상용종사자 수가 많아 업체의 비용부담이 클수록, 지역 내 동종업체 수가 많을수록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업력이 길고 업체 규모가 클수록 생존확률은 높아졌다.


그런데 현재 관광숙박업은 수도권, 대도시와 일부 관광지에 편중돼 있고, 규모면에서는 영세 사업체가 대부분이었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체 숙박업체 중 서울지역 업체는 12.7%, 경기도 지역 14.8%로 수도권 지역에 전체 숙박업체의 27.5%가 밀집됐다. 강원도 지역까지 더하면 약 40%가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에 쏠려 있었다.

종사자 규모별 비중을 보면 종사자 규모가 4명 이하인 업체의 비중이 2006~2016년 기간 동안 약 91~94%로 절대적이었다.

이 연구원은 결과를 토대로 국내 숙박업체의 영세성을 극복하고, 지역의 숙박 수요을 늘릴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업체 분포가 특정 지역에 쏠려 있을 경우 과당경쟁, 수급 불균형 등으로 시장 균형을 깨뜨릴 수 있고, 이같은 시장 변동성에 영세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숙박시설의 영세성은 대형 호텔이나 리조트와 같이 브랜드화 이미지를 가지기 어렵고, 제공하는 서비스의 표준화 또는 고급화에 한계가 있다"며 "지역 내 소규모 숙박시설을 중심으로 공동 브랜드를 구축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은 관광숙박업체의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지역인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고, 내국인의 해외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지역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