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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의 AG다이어리] 만만치 않았던 자카르타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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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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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0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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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사진=김동영 기자
폐회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사진=김동영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2일(이하 한국시간) 폐회식을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폐회식은 화려하고 성대했습니다.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우려도 있었지만, 큰 탈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폐회식 얘기를 먼저 하자면, '한류 아이돌'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콘과 슈퍼주니어가 나와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죠. 이들의 인기는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와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를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떼창'을 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봤습니다. 춤도 다 외우고 있더군요.

인도네시아에서 한류가 거세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한국 아이돌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고도 했습니다. 실제로 접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경기장에서 이들의 공연을 보다가 혼절해서 실려 나가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아이콘과 슈퍼주니어가 압도한 폐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시안게임이 마무리됐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좀 아쉬운 성적을 냈지요. 금메달 49개,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로 종합 3위에 자리했습니다. 목표는 금메달 65개와 종합 2위 수성. 하지만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2위가 아닌 3위가 됐습니다.

우여와 곡절이 많았습니다. 효자 종목들에서 목표 달성에 줄줄이 실패했고, 기초 종목 부진은 이번에도 계속됐습니다. 심판 판정 이야기도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 처음 도입된 태권도 품새에서는 '나눠먹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유도에서는 0점이 10점으로 둔갑하는 초유의 일도 나왔습니다. 억울했고, 억울했습니다.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선수촌 시설이 좋지 않다는 것은 각종 보도를 통해 알고 계셨을 겁니다. 냉장고가 없어서 따로 구비한 종목도 있었습니다. 남자 3X3 농구팀은 선수촌에서 주는 음식을 먹고 배탈을 겪기도 했습니다. "락스 냄새가 나더라"는 말이 아직도 귀에 선합니다. 야구 대표팀 오지환-정우람-김하성도 장염으로 고생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그렇게 우리 선수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대회가 됐습니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만, 일단 지금 심정은 썩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4년을 준비했는데,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선수들 스스로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취재하는 입장에서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기자 입장에서 취재여건이 만만치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갑작스럽게 조추첨이 변경되면서 선수들과 취재진이 동시에 '멘붕'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남자축구는 대회 전 두 번이나 조별예선 일정이 바뀌었고, 3X3 농구도 일정 확정이 늦었습니다. 이외에 경기 도중 정전이 되거나,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큰 문제야 없었다지만, 소소한 문제들은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환경도 좋은 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매연과 미세먼지 때문에 목은 항상 칼칼했고, 물 때문에 고생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지요. 택시 바가지 요금도 적잖이 경험했습니다. 처음에야 당했지만, 몇 번 타니까 자연스레 대응이 되더군요.

교통 정체도 살벌했습니다. 차량 2부제를 시행했는데, 대회 말미로 갈수록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홀수 번호판 차량과 짝수 번호판 차량이 나란히 달리는 것도 봤으니까요. 게다가 3차선 도로에 차 4대가 나란히 달리는 장면도 흔합니다. 중간중간 오토바이까지 껴 있었다면 대충 어땠을지 감이 잡히실까요. 별다른 공지 없이 도로를 봉쇄하기도 해 도로가 그대로 주차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메인 경기장이었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출구가 10개가 넘는 초대형 컴플렉스인데, 막힌 출구가 무수히 많았습니다. "왜 문을 열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냥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대회 막판이 되니까 슬그머니 열렸습니다. 관람객들, 기자들과 관리인들의 실랑이도 적잖이 벌어졌지요. 33~34도의 무더위 속에서 여럿 고생했습니다.

지난 17일 밤에 자카르타에 도착했으니 17일 정도 자카르타에 체류했습니다. 물갈이나 장염에 걸리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입니다만, 솔직히 적잖이 힘들었던 대회였습니다. 현장을 찾은 관중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친절했습니다. 자신들이 모르면 다른 동료에게 물어봐 해결해주기도 했습니다. 가끔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도 있었는데,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1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열과 성을 다해 선수단을 도왔고, 취재진에 협조했습니다. 관중들을 챙긴 것 또한 이들이었지요.

저도 마지막에는 아쉬움이 남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고 그랬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대회였지만,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컸던 대회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곳으로 기억될 자카르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듀, 자카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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