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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오동잎이 진다?…코람코 지분 파는 이규성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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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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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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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전성시대]<3>금융위기 직후 국내 첫 설립, 3400억 가치로 키워..'공무원 꿈의 롤 모델'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IMF 20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홍봉진 기자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IMF 20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홍봉진 기자
“오동잎이 지는 것을 보며, 가을이 가고 있으니 겨울 준비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사발전협의회 회장(79)이 주변에 자주 말하는 '오동잎론'이다. 이 회장은 1998년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IMF 금융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했다. 그만큼 '위기 대비'의 중요성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 그가 자신을 포함한 '개인주주협의회'의 코람코자산신탁 지분(46)을 LF에 매각한다. 이 회장 주변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은 '오동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또다른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IMF 위기 때 경제팀 이끌던 이 회장, '위기관리 중요성' 강조

이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나라 살림을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을 지냈다. 1988년12월부터 제33대 재무부 장관을 지내고, 10년 뒤인 1998년 3월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정권의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퇴직 후에는 국내 첫 부동산신탁업체를 설립, 사실상 '오너'로서 17년간 활약해온 이 회장은 공무원들 사이에선 '꿈의 롤 모델'로 통한다.

이 회장과 함께 근무한 전직 관료들은 그를 '학구적이고 리더십을 갖춘 관료'로 평가한다. 이 회장이 재경부 장관이던 때 장관 비서실에서 근무한 나석권 SK경영경제연구소 전무는 "퇴임 후에도 인사를 드리러 가면 항상 책을 선물하시곤 했다. 매주 영국 이코미스트지 기사 한 꼭지를 읽으며 균형감각을 가지라는 것도 항상 하신 말씀"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장관 시절엔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로,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 이헌재 금융감독원장 등을 팀원으로 두면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만약 이 회장이 아니었다면 개성 강하기로 이름난 이들 인사로부터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가 장관 시절 관료들에게 강조한 말이 '계기(計器)비행만 하지 말고 시계(視界)비행을 하라'였다. 경제 현상을 통계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계라는 것은 항상 시차가 있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IMF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1999년 5월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로 잠시 있다 2003년 1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코람코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분 5.43%지만 절대적 영향력 행사

코람코는 앞서 2001년 자본금 70억원의 '국내 1호 리츠 AMC(자산관리 및 업무위탁사)'로 설립됐다. 사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산업연구원장, 주택공사 사장,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김대영 씨가 맡았다.

산업은행이 27.9%의 지분으로 출자하고 한빛은행 대우건설 하나은행 한국기업평가 SK증권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기관투자가들은 회사 경영에 일절 개입하지 못한다. 대신 지분이 5.43%에 불과한 이 회장이 40% 남짓의 기관 투자자들을 대표해 회사 경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때 재정, 금융 정책을 좌우했던 이 회장이 아니라면 상상하기 힘든 의사결정 구조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은행, 대우건설 등도 그의 장악력이 미쳤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IMF 극복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무너지고 알짜 자산이 외국계 자본에 팔려가는 것을 보며 유동화가 필요한 기업과 금융권을 연결해주는 가교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해외에서 활성화된 리츠 제도를 이 회장이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람코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을 시작으로 YTN타워, 용산 데이콤 빌딩, 다동 대우조선해양(DSME)빌딩 등 굵직한 건물의 자산 유동화에 성공했다. 최근 NH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성물산 서초사옥 인수자로 결정되기도 했다. 회사 설립 17년 만에 기업가치는 3400억원(LF 추정)로 높아졌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4090억5434만원, 영업이익은 588억0124만 원에 이른다.

이 회장은 2014년 3월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3년 만인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이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주변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예측한 결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 앞두고 재무구조 강화 차원?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몇년 동안 호황을 구가했던 차입형 토지신탁의 비중을 줄인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시행사가 개발한 부동산을 관리만 해 주던 역할을 넘어 리츠회사가 직접 비용을 투입해 부동산을 개발, 분양을 하고 수익배분까지 해 가는 구조다. 성공했을 때 그만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부동산신탁회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거둔 것도 이같은 직접 투자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을 때 회사가 질 리스크도 크다. 이 회장의 지분 매각은 대기업을 최대주주로 영입해 부동산 경기 둔화를 앞두고 재무구조를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분석 자료를 통해 이 회장 이분 매입을 추진 중인 LF에 대해 순차입금이 1787억원으로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재무탄력성도 매우 우수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한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이 회장의 지분 매각에 대해 "개인주주의 지분을 넘기는 것"이라며 "회사의 재무 안전성을 높여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올해 79세 고령이고, 우호 개인주주 상당수도 비슷한 연배여서 더이상 적극적으로 회사 경영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금융회사 주주들이 지분 매각을 먼저 타진했지만, 이 회장이 매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이들을 제지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지분 매각으로 188억원 이상을 손에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분 매각 후 이 회장의 역할은 아직 미지수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사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역할을 감안할 때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계속 회사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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