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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눈으로 먹는 우리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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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종 한국기술경영연구원 대표
  • 2018.09.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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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종 한국기술경영연구원 대표
의사들은 환자치료를 위해 간간이 '위약효과'를 이용한다고 한다. 위약효과는 약도 아니고 독도 아닌 것을 환자에게 투여해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효과는 환자의 마음가짐, 즉 ‘약을 먹었으니 곧 좋아질 거야’라는 의지 때문에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바르고 안전한 먹거리도 마음가짐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에 이른다. 한 공기의 밥, 한 톨의 콩알이라도 그것에 담긴 생명적 가치에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적당한 비와 햇빛, 농부의 땀방울, 밥 짓는 어머니의 손길, 어느 것 하나 빠짐이 없어야 우리는 비로소 먹을 수 있다. 밥 알 하나에 담긴 수고로움과 감사함을 아는 것은 영양소를 따지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럼에도 바르고 안전한 먹거리의 조건을 따져보지 않을 수는 없다. 앞서 말한 그 바른 마음의 내용을 실제 담고 있는 지는 중요한 문제다. 즉, 적당한 햇빛을 본 돼지인지, 시원한 비를 맞으며 풀을 먹고 자란 소인지, 농약과 화학비료로 쉽게 길러지지 않은 채소인지, 노동의 수고로움으로 길러진 것인지. 칼슘과 비타민의 함량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영양소가 담긴 과정에 최대한 ‘자연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포함돼있어야 할 것이다. 가공 식품이라면 화학물질이 되도록 사용되지 않고, 유전자조작, 방부제, 발색제 등 늘 논란거리인 문제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조건을 갖춘 먹거리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벌레 먹은 과일이 맛있다’는 말이 있다. 벌레들은 당도가 높고 영양가가 높은 것 위주로 골라먹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눈으로만 먹는데 익숙하다. 간혹 마트나 할인점에 진열된 채소를 보면 벌레 먹은 흔적이나 구멍 난 것들은 찾기 힘들다. 모양이 예쁘고 큰 것 위주로만 진열됐다. 고급 상품으로 특별히 생산된 것들일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싸다는 재래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눈으로 먹는 것이 아니고 몸이 먹는 것인데도 우리의 선택 판단 기준은 오로지 눈에만 맞춰져 있는 듯 보기 좋은 것들에 집중하는데 익숙하다. 농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며 지을 수 없고, 채소가 자라면서 벌레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데도 그 흔적들을 싫어한다. 소비자가 벌레 먹은 채소를 외면하니 농민들은 생육초기부터 농약통을 짊어진다. 일부는 이런 흐름을 타고 규정된 농약을 넘어서는 비윤리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 생산하고 가공하는 과정도 그런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 모두가 불안해 하는 식탁의 위험은 이제 누구 탓이라고 하기 어려운 모두의 책임이 되고 말았다.

바르고 안전한 먹거리는 ‘오래된 미래’라는 말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공동체적 의식이 남아있던 오래 전처럼, 절기를 알았던 오래 전처럼, 팔기 위해 생산하지 않았던 오래 전처럼 그렇게 살고,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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