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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안 살면 놀이터도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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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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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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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가 미래다3-아이들에게 놀이터를 돌려주자 ①-3] 횡단보도 3번 건너 놀이터 가도 어른들이 술 먹고 담배 피고…놀 곳 없는 아이들

[편집자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없다”. 아동 놀이의 중요성을 집중 조명한 머니투데이의 기획기사 ‘놀이가 미래다’ 1·2편을 접한 많은 부모의 목소리다. 실제로 전국 7만여개 놀이터의 절반 이상은 아파트 단지 안에 꼭꼭 숨어있다. 어렵사리 놀이터를 찾는다고 해도 어른들에 점령당했거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튼튼한 몸과 건강한 꿈을 키울 놀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머니투데이는 이번 기획으로 놀이터의 중요성을 재조명한다. 어른들의 욕심이 빼앗아간 놀이터를 아이들에게 다시 돌려주고자 한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어린이 공원. 이 어린이 공원 주위를 각종 술집과 노래방 등 유흥시설들이 둘러쌓고 있고, 골목길로는 차들이 쉴새없이 지나다닌다. /사진=박보희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어린이 공원. 이 어린이 공원 주위를 각종 술집과 노래방 등 유흥시설들이 둘러쌓고 있고, 골목길로는 차들이 쉴새없이 지나다닌다. /사진=박보희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놀이터가 있긴 했어요.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돼서 아이를 데리고 놀긴 어려웠어요. 미끄럼틀이 하나 있는 작은 곳이었는데 너무 더러웠고 공간도 좁아서 다른 놀이를 하기도 힘들었고요. 무엇보다 놀이터 주변으로 차가 많이 다녀서 위험하다는 게 놀이터를 가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어요."

서울 관악구 보라매동의 빌라에 살던 김정혜씨(36)는 지난 8월 경기도 김포시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올해 4살된 아이는 점점 커가는데 아이가 제대로 뛰어놀 곳이 없다는 점이 이사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 남편 출퇴근에 왕복 3시간이 걸리는 곳이었지만, 제대로 된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결국 이사를 결정했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 아이들은 놀 곳이 없다. 이 때문에 놀 곳을 찾아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사는 김모씨(43) 역시 3살 아이의 놀 곳을 찾아 두 달 전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했다. 김씨는 "단지 안에 놀이터가 있는 것이 주택과 달리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7만2672개의 어린이놀이시설이 있다. 이 가운데 학교나 유치원, 업소 등을 제외하고 주택가의 공원형 놀이터는 9854개 뿐이다. 반면 아파트 등 대규모 주택단지에는 약 4배에 달하는 3만6344개의 놀이터가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에는 161만1373가구, 아파트 외에는 220만1887가구가 살고 있다. 사람들은 주택이나 빌라에 더 많이 살지만, 놀이터는 아파트에 더 많은 셈이다.

법규가 이런 격차를 만들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15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에는 반드시 놀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주택이나 빌라 등이 모인 구도시에는 이 같은 의무가 따로 없다.

그나마 주택가에 있는 몇 안 되는 놀이터도 상당수는 이용 환경이 열악하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빌라에 사는 오모양(8)은 "길거리에 있는 놀이터는 옆에 차가 달려서 무섭고 아무 것도 없어서 가고 싶지 않다"며 "좋아하는 놀이터는 차를 타지 않으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의 한 빌라에 사는 김광민씨(38)는 "놀이터까지 10여분을 걸어가야 하는데 그 사이 횡단보도만 세 번을 건너야 한다"며 "아이들만 보내기는 걱정스럽다"고 했다.

요식행위로 대충 만들어졌거나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놀이터도 적지 않다. 좁은 공간에 미끄럼틀 하나만 덩그라니 있거나, 차도 옆이라 위험하거나, 술집이나 모텔촌 한가운데 놓인 곳도 있다. 종로구 평창동에 사는 노모양(9)은 "차가 다니는 길에 놀이터가 있는데 미끄럼틀 하나만 있어서 좁고 심심하다"며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광민씨 역시 "공용놀이터가 작아서 아이들이 퀵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놀기도 어렵다"며 "어른들 운동시설 등과 같이 있어서 놀이터에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는 어른들도 있다보니 어린이 시설이라고 하기 무색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파트가 아닌 곳에 사는 아이들은 둔 부모들은 키즈카페가 아니면 아이들이 놀 곳이 없다고 토로한다. 김정혜씨는 "놀이터에 갔다가도 결국 키즈카페같은 곳을 찾게 된다"며 "아이가 야외 활동을 하게 하려면 놀이공원 같은 곳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비용을 생각하면 매일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주로 집 안에만 놀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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