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한대값"…200만원 아이폰 통할까

애플 아이폰 Xs, Xs 맥스

애플의 신형 아이폰 시리즈 국내 사전예약 판매가 26일부터 시작됐다. 신형 아이폰 중 가장 비싼 '아이폰XS 맥스'(512GB·196만9000원)는 200만원에 육박한다. 100만원 후반~200만원대 출고가의 양문형 냉장고와 맞먹는 가격이다. 애플의 초고가 아이폰 정책이 지속되면서 국내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아이폰 '몸값' 쑥…초기 예판 순항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출시되는 신형 아이폰 시리즈의 평균 가격은 146만원 수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8·8+·X 평균가격(123만원)보다 19% 가량 비싸졌다. 2016년 아이폰7 시리즈의 평균가격에 비하면 35%나 올랐다.


모델별로 아이폰XS는 64GB 136만4000원(이하 VAT 포함), 256GB 156만2000원, 512GB 181만5000원이다. 아이폰XS 맥스는 64GB 151만8000원, 256GB 171만6000원, 512GB 196만9000원이다. 아이폰XR은 64GB가 99만원 128GB와 256GB가 각각 105만6000원, 118만8000원이다.

가장 비싼 '아이폰XS 맥스'(512GB·196만9000원)의 경우 비슷한 사양의 '갤럭시노트9'(512GB·135만3000원) 보다 60만원 비싸다.

이통사들은 어느때보다 비싸진 아이폰 신제품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고가 요금제 기준으로 이번 아이폰 시리즈의 공시지원금(2년 약정 기준)은 9만5000원에서 12만2000원 규모. 약정할인을 선택할 경우 2년간 받을 수 있는 총 통신 할인액은 최고가 요금제에서 60만원 이상이다. 8만원대 요금제에서는 약 53만원, 6만원대 요금제에서는 약 40만원, 3만원대 요금제에서는 약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신제품 아이폰 고가 논란 속에도 실제 판매량은 지난해와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초기 예약판매 성적은 전작인 아이폰X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이다. SK텔레콤 공식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에 따르면 오전 9시 예약 시작 이후 현재 예약 비중은 아이폰XS가 60%, XS 맥스가 30%, 보급형인 XR이 10% 수준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온라인 예약판매를 개시한 지 10분만에 아이폰XS·XS 맥스·XR이 총 3만대 예약됐다.

◇고객 충성도·고가 전략으로 수익성↑ =애플은 아이폰 출하량 보다는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을 통해 매출 및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고가 전략을 고수해오고 있다.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아이폰 전용 운영체제(iOS)를 내세워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존 고객층을 적극 활용해 최대한 많은 수익을 얻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아이폰 고가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애플 최고경영진도 적극 방어했다. 팀 쿡 CEO는 지난 9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이폰 가격 논쟁에 대해 "아이폰이 그 정도 값을 할 만큼 충분히 혁신적 성능이 많다"며 "보조금을 감안하면 하루 부담 금액은 1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그는 아이폰X 가격에 대해 "1주일에 커피 몇 잔 마시지 않으면 아이폰X을 살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국내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 신제품은 비싼 가격에도 전작과 비슷한 수준의 예약량을 유지해 초반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비슷한 사양의 가격경쟁력을 갖춘 국내 프리미엄급 신제품들이 최근 잇따라 출시돼 예판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폰 신제품의 국내 정식 출시일은 11월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