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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소식]수화 배우는 걸그룹 ‘플로어스’…“12월13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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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은 에디터
  • 2018.11.0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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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어스 “첫 사회적기업 엶엔터테인먼트 소속 자부심”

첫 곡은 ‘학교폭력’ 방관 반성 담아…20대 꿈과 희망 담아 노래로 승부

▶ [사회적기업 인터뷰] 엶엔터테인먼트

#. 성북구 정릉동 지하 1층, 좁은 계단을 내려가면 나타나는 공간은 정면에 큰 거울이 붙여져 있는 여느 연습실과 다르지 않다. 한 쪽엔 엶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이철우 대표가 머무는 사무 공간 또 한 쪽엔 쉼터 공간인 작은 소파가 놓여있다. 이 모든 것이 그다지 넓지 않은 하나의 방에 있다. 문제될 게 없다. 이 공간에서는 꿈이 살아 있고 어제보다는 오늘이 점점 나아지는 성장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연습 중인 플로어스 모습/사진제공=엶엔터테인먼트
연습 중인 플로어스 모습/사진제공=엶엔터테인먼트

그 스토리를 푸는 주인공은 4인조 여성 그룹 플로어스. 흔히 걸그룹하면 떠오르는 칼 군무나 섹시코드, 조각 같은 외모는 여기서는 다소 열외다. 조금 어설프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그런 ‘아이돌’만 만난 탓일지도 모른다.

12월 13일 쇼케이트를 열고 정식 데뷔를 앞둔 플로어스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이들을 ‘키우는’ 기획사 엶엔터테인먼트가 사회적기업이라는 점에서다. 훈육의 이름으로 ‘적당히 때리는’ 일 따위는 결코 허용하지 않는, ‘아이돌 제조 생태계’를 거부하는 그런 기획사와 걸그룹의 조합이다.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이 길러낸 걸그룹, 사회의 아픔을 노래로 치유하겠다는 당찬 도전장을 내민 걸그룹 플로어스의 멤버는 정지송, 이수현(예명 수화), 김진현, 진혜정. 모두 20대다.

“너무 늦은 나이에 시작한 거 아냐?”

자주 듣는 말이다. 이들의 답은 쿨하다.

“늦게 시작한 만큼 간절함이 있고 철이 들었답니다.”

사회적기업 엶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걸그룹 플로어스/사진제공=엶엔터테인먼트
사회적기업 엶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걸그룹 플로어스/사진제공=엶엔터테인먼트
플로어스가 곧 선보이는 첫 앨범 주제는 ‘학교폭력’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어 이들은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작사자에게 전달했다. 10대를 갓 벗어난 후에도 차마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다.

이들은 모두 학교 폭력을 직, 간접 겪은 경험 있다고 털어놓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요. 결국 전학을 갔죠. 제겐 아직도 아픈 기억입니다. 길거리에서 가방을 뒤집어엎고 돈이 있나 없나 추궁을 당했어요. 제 주변에 아이들이 오지 못하게 막기도 했어요. 선생님은 모른척하셨죠. 엄마가 경찰을 부른다고 하니 그제야 그 애 부모님이 사과했어요.” (수화)

나머지 셋은 주변에서 친구들이 겪는 유사한 모습을 봤지만, 방관자로 서 있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는 마음이 그득했다.

“지켜만 봤어요. 지금에라도 못 도와줘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요. 한 마디라도 말을 먼저 건네고 ‘괜찮니?’라고 물어봐 줬더라면 큰 힘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혜정)

“너는 알까? 다가올 내일이 두려워 잠 못 이루는 밤을..
내일 아침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하는 이 맘을..
항상 묻고 싶었어. 내가 뭘 잘못했는지
내가 용기가 없어 달라질 수 없었던 건지
아무 일도 아닌 척, 아프지도 않은 척할 수밖에 없어 눈물만 나잖아...”
--- 수화씨가 작사자에게 건넨 ‘너에게 하고 싶은 말 ’ 중에서

플로어스는 “20대들의 꿈에 대해, 현실에 처한 고민과 방황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의 목소리로 노래하면 묵직하고 어려운 주제도 더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요?”

플로어스 이미지/사진제공=엶엔터테인먼트
플로어스 이미지/사진제공=엶엔터테인먼트
최초의 사회적기업이 배출한 걸그룹이라는 자부심도 강했다. 회사는 조금은 걱정이 될법한 미래에 대해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떨쳐내게 도와줬다. 그 힘은 다름 아닌 '신뢰'였다.

“다른 멤버들과 달리 전 중학교 때부터 기획사에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사기꾼이었어요. 표준 계약서를 쓴다고 해놓고 말도 안 되는 첨부 사항들이 많았어요. 레슨비라면서 6개월에 300만 원을 내라 했는데, 어느 날 회사에 나가보니 연습실에 짐이 다 싸져 있는 거예요. 그때 알았죠. 사기구나, 진작 나왔어야 하는 건데….” (지송)

플로어스 멤버들은 “대표와 연습생이라는 수직관계가 아니라 격의 없는 관계와 의견을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좋다”고 말한다.

엶엔터테인먼트는 어떤 금전적인 요구도 하지 않는다. 매주 보컬 트레이너와 안무가가 그들의 부족함을 메워주고 있었다. 세계무대를 겨냥해 영어와 일어 등 외국어 공부도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다른 회사랑 다르게 상업적이지 않게 보여 좋았어요. 다른 회사는 어떤 분야에 몇 명을 뽑는다. 나이, 키, 몸무게 딱 이렇게만 나와 있어요. 여긴 그보다 우린 어떤 회사이고 어떤 이상을 추구하는 지 공고문에 상세히 나와 있어 믿음이 갔어요. 1시간에 걸친 면접에도 어떤 분야에 가치를 두는지, 왜 노래를 하려고 하는지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혜정)

“연습생 시절 예전 기획사에서 데뷔는 뒷전이고 행사를 자꾸 돌려 중간에 나왔어요. 데뷔조에 있던 다른 언니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자주 입으라고 해서 힘들어했고요.” (수화)

엶엔터테인먼트는 성형을 지양한다. 외면에 치중하기보다 내공의 단단함을 길러간다. 노래를 들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수화를 배우는 것도 플로어스의 남다른 점이다.

이철우 엶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플로어스 멤버들/사진=머니투데이
이철우 엶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플로어스 멤버들/사진=머니투데이
넷 중 리더는 진현 씨다. 그는 사회복지와 심리학을 전공했다. 멤버들 사이에 사소한 것일지라도 갈등이 생기면 다 같이 불러 놓고 대화로 풀어간다.

“매일 같이 연습 일지를 써요. 동생들이 물어올 때마다 제가 잘 답변해줘야 하니까요. 사회복지를 전공한 저는 특히 아동에 관심이 많아 가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방임과 학대 문제도 다뤄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진현)

동물병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혜정씨가 거든다.

“강아지 공장은 없어져야 해요. 로봇이 아니잖아요. 그들도 누군가에겐 가족인데요. 점점 지구상에서 사라져 가는 멸종 위기 동물을 주제로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서 캠페인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플로어스는 ‘우리들로 하여금 세상에 좋은 가치들이 만개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회적기업들이 품고 있는 다양한 가치들을 노래로 풀어내 전파력을 높이겠다는 미션도 공유했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 때 강릉에서 버스킹 공연도 했고 젊음의 거리 홍대 앞 등지에서 매월 2~3회 공연을 연다. 최근 뮤직비디오 제작을 마쳤다.

노래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플로어스 멤버 4인. 그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힘들 때마다 음악을 듣고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고. 그 느낌 그대로 자신들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걸그룹으로 남고 싶다고.

“다들 늦었다고 하는 나이에 시작해 여기까지 왔어요. 꼭 성공하고 싶어요. 뭔가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가 해냈듯이 당신도 할 수 있다고요.” 그들의 한 목소리다.

<엶엔터테인먼트는 이렇습니다>

이철우 엷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머니투데이
이철우 엷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머니투데이
엶엔터테인먼트의 ‘엶’은 사회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열다’의 ‘엶’을 의미한다.

이철우 엶 대표는 SK행복나눔재단 출신이다. SK행복나눔재단은 사회적기업 모델을 발굴, 육성해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재단이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의 경영 활동이나 지원 정책에 대한 업무를 하다 보니 관심도 높아지고 '창업 아이디어'도 얻게 됐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이면서 사회적 가치도 실현하니 일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회사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2013년 설립한 엶은 2014년 예비 사회적기업을 거쳐 2017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엶은 ▲사회적기업가 네트워크파티 사회적기업! 청년을 만나다> 기획 ▲삶과 죽음을 잇는 길 <사잇길> 기획 및 운영 ▲노원구 & 강북구 & 구로구 사회적경제 종사자 명랑운동회 기획 및 운영 ▲다큐멘터리 <사라질 것들, 살아갈 곳들> 연출 및 제작 ▲다큐멘터리 <하월곡동 82-231> 연출 및 제작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예능프로그램 <시장이 반찬이다> 연출 및 제작 등 무수히 많다.

이중 다큐멘터리 영화 <사라질 것들, 살아갈 곳들>은 2016년 인디다큐 페스티벌에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고, 예능 프로그램 <시장이 반찬이다>는 각종 케이블 방송에서 콘텐츠 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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