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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높은” “수준높은…” 예외없이 쏟아진 심사위원단의 이구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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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황희정 기자
  • 배영윤 기자
  • 2018.11.2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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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27일 장편 대상 및 중단편 부문 시상식…허황된 우주 얘기 사라지고 현실 직시한 이슈 건드린 작품 대거 쏟아져 “한국SF의 미래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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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시상식에 참여한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박상준 SF아카이브 대표(심사위원장), 김보영·정보라·김창규·정소연 SF작가. /사진=김창현 기자
“올해 정말 작품 수준이 월등하게 높아졌다”(김보영) “상향 평준화한 걸 느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선정작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정소연)

선정작에 대한 심사위원단의 호평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지난 27일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에 선정된 6개 작품을 향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심사평은 ‘상향 평준화한 수준’에 집중됐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박해울 작가의 장편 '기파'를 비롯한 총 6개 작품이 선정됐다.

◇장편·중단편 부문 총 6개 작품 시상…다양한 소재, 치열한 경합

중·단편 부문 대상은 이신주 작가의 '단일성 정체감 장애와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 우수상은 황성식 작가의 '개와는 같이 살 수 없다'에 돌아갔다. 중·단편 부문 가작에는 길상효 작가의 '소년시절', 김현재 작가의 '웬델른', 이경선 작가의 '두 개의 바나나에 대하여' 등 총 3편이 뽑혔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에서 박해울 작가(오른쪽)가 장편 대상을 수상한 뒤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에서 박해울 작가(오른쪽)가 장편 대상을 수상한 뒤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심사위원단(박상준 SF아카이브 대표<위원장>, 김창규·김보영·정보라·정소연 SF작가)이 대체로 주목한 것은 중·단편 분야였다. 김보영 위원은 이 부문 총평에서 “수준이 올라갔을 뿐 아니라 소재와 장르, 형식이 다양해졌다”며 “SF가 정말 많은 영역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을 응모자들이 깨달은 것 같다”고 했다.

상향평준화 중·단편 '종이 한 장 차이'…"한국SF 수준 월등히 높아져"

240여 편의 중·단편 응모작들은 과학적 상상력과 문학적 글쓰기가 대체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성 소수자, 페미니즘 등 현실 이슈를 통해 주제의식을 명확히 드러냄으로써 한국 SF의 현재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는 게 심사위원단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소연 위원은 “중·단편 부문에선 우주로 나가는 이야기가 없어 한국 SF가 현대 SF를 많이 따라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향 평준화한 수준 때문인지 우수상과 대상작을 고민하는 ‘즐거운 고통의 시간’도 이어졌다.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 ‘단일성…’과 소설적 재미가 뛰어난 ‘개와는…’를 두고 설전이 오간 후일담도 소개됐다.

박상준 위원장은 “대상작뿐 아니라 가작 수상작도 심사진 구성이 달랐다면 뒤바뀔 수 있을 정도로 종이 한 장 차이의 결과였다”면서 “수상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 SF 문학의 다양성을 넓히는 데 일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쉬운 평가도 있었다. 지나친 종교관을 독백처럼 나열한 작품이나 분노의 개인적 감정을 쏟아낸 작품에 대한 비평이 그것. 정보라 위원은 “페미니즘 얘기를 다루면서 남자들이 다 죽고 그다음 여자들도 다 죽는, 철저히 개인 분노로 채색된 작품도 있었다”며 “이슈를 얘기할 땐 고통받는 존재들의 이유 있는 설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에서 심사위원들이 심사평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br />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에서 심사위원들이 심사평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죽은 생물 글" 혹평 속 위대한 한편…"글은 기술이 아닌 인격으로 써"

중·단편 부문과 달리, 장편에선 대상작을 제외한 응모작에 대해 혹평이 쏟아졌다. 40편이 투고된 작품 대부분이 ‘수준 이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김창규 위원은 “껍데기만 남고 속이 없는 죽은 생물 같은 글이 꽤 많았다”고 했고, 김보영 위원은 “1000매 정도의 자기 망상을 늘어놓은 글을 보고 공모전에 왜 응모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장편 부문에 ‘섹스로봇’ ‘섹스기계’ 같은 소재로 승부 하려는 수많은 작품에 대한 비평도 이어졌다. 정보라 위원은 “그 소재가 나쁘다는 의미보다 그걸 통해 드러내는 주제의식이 빈약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고, 김보영 위원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서 이런 소재를 쓸 수 있지만, 그러려면 더 많은 사유가 필요하다”고 했다.

혹평이란 들판 속에 아름답게 홀로 핀 주인공은 ‘기파’였다.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대상작에 오른 이 작품은 “어디 하나 빠진 것 없는 균형의 결정체”(김창규)라는 평가를 받았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에서 이신주 작가(오른쪽)가 중·단편 대상을 수상한 뒤 머니투데이 박종면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br />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제3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에서 이신주 작가(오른쪽)가 중·단편 대상을 수상한 뒤 머니투데이 박종면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김보영 위원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압축미가 뛰어난 작품”이라며 “글은 기술로 쓰는 게 아니라 작가의 인격으로 쓴다고 생각한다. 휴머니티가 있는 박해울 작가는 앞으로 훌륭한 작품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정소연 위원은 “‘기파’를 만나기 전까지 대상작은 ‘없음’으로 결론 내려 했다”며 “내가 13년 전에 데뷔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장편 1000만원 등 총 2300만원 상금…내년 초 선정작 모두 출간

심사위원단은 장편의 불황에도 수준 높은 작품이 대거 나왔다며 “한국 SF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시상식에서 장편 대상은 1000만원, 중·단편 대상은 700만원, 우수상은 300만원, 가작 3편은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당선작은 모두 내년 초쯤 출간되며 일부 작품 전문은 머니투데이 온라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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