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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초유 대법관 구속영장…檢 "헌법가치 훼손 중대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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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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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고영한, 양승태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장 강제징용 재판 개입부터 법관사찰·비위무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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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왼쪽부터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양승태 전 대법원장(70·사법연수원 2기)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헌정사상 초유로 박병대(61·12기)·고영한(63·11기) 전 대법관에 대해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박·고 전 대법관을 상대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 등 혐의를 영장에 적시했다. 박 전 대법관에게는 위계상 공무집행방해, 특가법상 국고손실 혐의도 적용됐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역임했다. 검찰은 이들이 양 전 대법원장과 공모해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관여,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59·16기) 등 실무선에 지시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 청구서는 A4 용지 기준 158쪽에 달한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민사소송과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청와대, 외교부와 회동을 벌이고 재판에 개입한 주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행정처가 외교부 의견서 등을 통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전원합의체에 회부, 결국 원고 승소 판결을 뒤집으려던 청와대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법관 해외파견 등에 대한 협조를 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당시 임 전 차장을 넘어 일제 전범 기업 측 소송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한모 변호사와 양 전 대법원장이 독대를 포함, 여러차례 직접 만나 재판 관련 논의를 한 정황도 포착해 이를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박 전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행정소송 관련 행정처 심의관에 지시해 고용노동부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 준 혐의와 비선 의료진 특허소송·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대선개입 형사소송 등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관심사건 재판정보, 탄핵심판 등 헌법재판소의 평의내용 내부기밀 유출 등에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또 검찰은 당시 행정처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후 지방·국회의원들이 제기한 지위확인 소송 대부분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관 비리수사 축소·은폐를 위해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상고심 기일을 조율하고, 통진당 잔여재산 가압류 사건을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검토시켜 가처분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상고법원 등 역점 사업 추진 시기에 허위 증빙 서류를 작성해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따낸 후 법원장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비자금으로 전용하며 국고를 손실한 정황에도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마지막으로 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는 A4 용지 기준 108페이지에 달한다. 고 전 재판관은 '부산 스폰서 판사' 사건과 관련해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리 의혹을 무마하려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부산 소재 건설업자 정모씨 사건과 관련해 문모 전 부산고법 판사가 향응·접대를 받아 재판부 심증 등 정보를 누설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음에도, 고 전 대법관이 징계는 커녕 윤인태 전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직접 전화하고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하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서도 타 법관으로의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수사기밀을 유출하고 영장재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 2016년 서울서부지검이 수사한 법원집행관 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수사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전 대법관은 공통으로 사법농단 사태를 촉발시킨 이른바 '법관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고 전 대법관은 진보 성향의 일선 판사들을 통제하려 했다는 의혹이 대법원 진상조사 결과 일부 사실로 드러나자 행정처장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검찰은 최근 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실 등을 두 차례 압수수색하며 부당한 법관 인사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고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후배 법관들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는 취지로 이같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 진술이 행정처 실장급 이하 실무진 판사들 진술과 다른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혐의를 다듬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두 전 대법관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이 사건은 특정인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따른 범죄행위로 하급자인 임 전 차장 이상의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판의 독립·사법부 정치 중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헌법가치로, 이를 훼손한 이 사건 범행 한 건 한 건은 매우 중대한 구속사안"이라며 "박·고 전 대법관이 모두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일부 하급자의 진술과 상당히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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