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칸, 혈액 내 '비인간형 당사슬' 분석법 최초 개발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이유미 기자

바이오 벤처 글라이칸(대표 이승목)이 최근 혈액에서 NeuGc(비인간형 당사슬, 글리콜뉴라민산) 농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NeuGc는 대표적인 산성 단당류인 '시알산'의 한 종류다. NeuAc(아세틸뉴라민산)으로부터 생합성되지만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아세틸뉴라민산을 글리콜뉴라민산으로 변환시키는 효소의 돌연변이 때문에 NeuGc를 생성할 수 없다.

인간 외 포유류는 당사슬 합성 시 2개의 시알산을 모두 사용하지만 인간은 NeuAc로만 당사슬을 생성할 수 있다. NeuGc를 '비인간형 당사슬'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은 적색육과 가공육(소고기, 햄 등)을 섭취해 NeuGc를 얻는다. 세계 다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사과정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잔류한 NeuGc가 혈관 질환 및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혈액 또는 조직 내 정확한 '비인간형 당사슬'의 농도를 분석하는 것은 암을 비롯한 질병 발생 위험도 예측에 매우 중요하다고 글라이칸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그간 고감도 분석법의 부재로 혈액에서 NeuGc를 검출하고 농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게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안현주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글라이칸은 혈액에서 글리콜뉴라민산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분석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이 분석법을 적용하면 혈액에 매우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비인간형 당사슬을 검출하고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또 당단백질 바이오의약품에 포함된 비인간형 당사슬 분석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의약품의 품질 관리 및 특성 분석에도 활용 가능한 셈이다.

이승목 글라이칸 대표는 "글라이칸은 글라이코믹스 기반 질병 예측 및 진단과 더불어 바이오 의약품 특성 분석 서비스 분야의 선두 업체"라면서 "인허가 진행 중인 위암 진단 서비스뿐만 아니라, NeuGc 분석법을 이용한 진단서비스의 상용화를 빠른 시일 내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힌편 글라이칸은 NeuGc 분석 기술을 이용한 소화기암의 예측 및 진단 관련 임상연구 및 사업화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검사 전문기관 서울의과학연구소(SCL)와 MOU(상호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