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굴삭기 판매…기계주, 저점매수 기회 왔나

굴삭기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에 올해 주가가 급락했던 건설기계주의 저점매수 기회가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수요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기계 업종지수는 18.28%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을 2.68%포인트(p) 밑돌았다. 업종 대표종목인 두산인프라코어 (7,720원 ▲240 +3.21%)와 현대건설기계 (51,700원 ▲2,000 +4.02%)도 올해 고점 대비 각각 33%, 57.5% 내렸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에 따르면 11월 중국 굴삭기 내수 판매량은 1만4150대로 전월 대비 5%, 전년동기 대비 9.8%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년도의 높은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 굴삭기 업체들의 11월 중국 판매량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두산인프라코어 판매량은 1082대로 전년동기 대비 7.1% 감소했고, 현대건설기계의 판매량은 388대로 14.5% 줄었다.

11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시장 점유율은 7.6%로 전월 대비 0.3%p 상승, 현대건설기계 점유율은 2.7%로 전월 대비 1.7%p 하락했다. 다만 올해 10월까지 누적 점유율은 두산인프라코어 8.4%, 현대건설기계 4.1%로 각각의 2017년 연간 점유율 8.3%, 3.1%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점유율 변동보다는 중국 굴삭기 내수 판매량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으로 부동산 투자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중국의 인프라 투자가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의지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19년 중국 굴삭기 내수 판매량은 올해 대비 소폭 감소한 수준인 18만2000대로 추정한다"며 "현재 이익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에 건설기계업종이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중국 투자지표가 회복되는 것에 동행해 평가도 좋아질 것"이라며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이 중국 이외 국가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준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로 국내 건설기계 대표 업체들의 중국 매출비중은 높지 않다"면서 "인도로 대표되는 신흥국과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는 북미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건설기계 업체의 2018년 3분기 기준 중국향 매출비중은 현대건설기계 12%, 두산인프라코어 30% 수준이다.

특히 11월 인도 굴삭기 판매데이터가 의미하는 바가 높다는 지적이다. 11월 인도 굴삭기 판매대수는 2170대로 전년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이중 현대건설기계가 338대로 22.4% 증가하면서 시장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강 연구원은 "인도의 경우 4분기는 계절적 요인으로 성수기 시즌"이라며 "3분기 인도 굴삭기 판매량은 고속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성수기인 4분기 판매량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그동안 무역정책 이슈 등에 가려져 있었던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은 민주당도 투자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전후로 미국 정부의 인프라 정책이 입법화하면 기계 업종 수혜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