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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희석 부실공사…제2의 대종빌딩 전국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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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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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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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건설 호황기였지만 자재부족에 날림시공 빈번.."1기 신도시 노후화 진행중, 철저한 안전검사 필요"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 2층 오피스텔의 중앙 기둥이 겉면 콘크리트가 부셔져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 있다. 서울시는 대종빌딩 붕괴 위험으로 입주자를 퇴거 조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발생 위험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 2층 오피스텔의 중앙 기둥이 겉면 콘크리트가 부셔져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 있다. 서울시는 대종빌딩 붕괴 위험으로 입주자를 퇴거 조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발생 위험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의 대종빌딩이 붕괴 위험에 노출되면서 1990년대 지어진 건물들의 부실시공 의혹이 커진다. 당시는 1기 신도시 조성과 주택 200만가구 건설정책으로 전국적인 건설 호황기였지만 자재 부족과 이로 인한 날림공사 문제도 빈번했다. 제2의 대종빌딩 사태를 막기 위해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주택 약 1712만가구 가운데 1990~99년 지어진 주택이 549만여가구로 약 32%를 차지한다. 건축시기별 주택 현황에서 가장 높은 비중이다.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노태우정부가 1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공급정책을 펴면서 이 시기에 주택 건설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1990년대는 그 어느 때보다 건설 호황기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건설자재가 부족해 부실공사가 만연한 시기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부족했던 자재가 콘크리트였다.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콘크리트는 대부분 공장에서 물·모래·시멘트가 적정비율로 배합돼온 레미콘(레디 믹스드 콘크리트·ready-mixed concrete)이다.
 
1기 신도시가 한창 조성될 때는 레미콘이 부족해 공장에서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상당했고 오는 동안 약간 굳어지면서 농도가 되직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배합비율에는 이상 없지만 현장 작업자들은 작업속도를 높이기 위해 레미콘에 물을 더 탔다. 농도가 묽어지면 타설작업이 쉽기 때문이다.
 
변항용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기술위원장은 “건설사들이 비용을 줄이려고 사용하기 부적절한 레미콘을 사서 거기에 물을 타 공사를 했다”며 “건물 구조안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콘크리트 강도에 이상이 있으니 부실시공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붕괴 위험성이 제기된 강남구 삼성동의 대종빌딩도 1991년 지어진 건물이다. 문제의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지만 1990년대 건설현장의 사정을 잘 아는 대부분 전문가는 이 시기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실공사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전규식 디프리기술연구원장은 “당시는 지금 같은 건설감리제도가 없다 보니 현장 인부가 설계대로 하지 않고 임의로 시공하는 경우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대종빌딩 역시 문제가 된 2층 기둥이 설계도면상 사각형이 아닌 원형으로 시공된 것이 문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레미콘 희석 부실공사…제2의 대종빌딩 전국 곳곳에
문제는 대종빌딩 같은 붕괴 위험이 어디에서 또 나타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1기 신도시는 지어질 당시부터 염분 농도가 높은 바닷모래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주민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골재 수급 부족으로 바닷모래를 제대로 세척하지도 않고 급하게 현장에 사용한 것이다.
 
1991년 대한건축학회가 경기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 5곳의 아파트 690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전기준인 염분 농도 0.04%를 넘는 아파트가 34.3%(237개동)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염분 농도 0.04%를 넘는 콘크리트는 10년이 지나면 철근이 100% 녹슬기 시작한다.
 
법무법인 율촌의 최준영 전문위원은 “그래도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은 정부가 철저히 관리해서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다른 민간건축물은 이렇게 지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각한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된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시설물 유지관리법상 16층 이상 또는 연면적 3만㎡ 이상 건축물 등 일정 규모를 넘는 건물은 정기적으로 안전점검과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민간이 관리하는 건물은 육안검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점검 결과를 지자체에 제출해도 이를 검증하는 절차가 없다. 점검이 요식행위에 그친다는 얘기다.
 
시설물유지관리협회 관계자는 “1기 신도시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건물 유지·보수 수요도 최근에 늘고 있다”며 “꾸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12월 23일 (20: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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