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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신부, 그리고 아이들… '한국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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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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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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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의 그 나라, 베트남 그리고 국제결혼 ③] 다문화 가정 학생 부모 출신국 1위, 베트남

[편집자주] 세계화 시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각 나라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국제뉴스를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 등을 국제정치와 각 나라의 역사, 문화 등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나갑니다. 매주 월요일 연재됩니다.
지난 11월18일 한 커플이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 11월18일 한 커플이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베트남 신부, 그리고 아이들… '한국사람입니다'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문화·사회적 인식이 다양한 인종들끼리의 이해와 우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조치를 교육·문화·사회분야에서 채택하라." 2007년 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 위원회는 이와 같이 정부에 권고했다. 이로부터 약 10년이 흘렀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크게 변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 사회는 오랜 기간 '한민족' 정체성을 강조해왔고,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왔다. 타문화나 다문화에 대해서는 배타적이었다. 특히 우리는 경제적 국제관계 속에서 한국의 서열적 위치에 기반해 외국인을 바라봐왔는데, 이에 따라 한국으로의 국제결혼을 택한 결혼이민자들을 '경제적으로 유복하지 않은 국가 출신'이라거나 '우리와는 다른 인종·민족'이라며 거리를 두고 바라봐왔다.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온갖 차별이 발생했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주민·귀화자'의 40.7%가 사회적 차별을 경험했다. 취업은 잘 되지 않았고,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보육시설 등에서의 차별은 일상적이었다. (☞베트남 신부가 한국을 찾은 이유 [이재은의 그 나라, 베트남 그리고 국제결혼 ②] 참고)

초기 베트남 결혼이주민들이 대량으로 입국해 정착하는 과정에는 이것이 이들의 문제처럼 여겨졌지만, 점차 이들의 자녀가 성장하며 더 큰 문제로 비화했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란 이유로 우리 사회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인 다문화 가정과 그 아이들은 그 수가 적지 않다. 교육부의 '2017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초·중등학교 다문화 학생 수는 10만9천387명이다. 이 중 대다수는 베트남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 학생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부모 출신국 중 베트남 비율은 29.1%로 1위였다.

차별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곳은 학교다. 오인수 이화여대 교수의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 괴롭힘 피해 경험과 심리 문제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괴롭힘에 더 많이 노출돼있다. 다문화가정 학생 760명 중 34.6%가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31.2%를 보인 일반 학생들 비중보다 높았다. 특히 왕따 등 관계적 괴롭힘을 경험한 비중은 18%로 일반 학생들 비중인 11.2%보다 훨씬 높았다.

앞서 2016년엔 전남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동급생들이 머리를 자르고 바늘로 찌르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사례, 지난 10월13일엔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옥상에서 동급생들이 집단폭행을 가하다가 추락사하게 한 사례의 피해자 모두 다문화 가정 학생이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학교에서의 차별은 이들을 교육환경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다문화가족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다문화 가족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초등학교 97.6%. 중학교 93.5%, 고등학교 89.9%, 고등교육기관 53.3%에 그쳤다. 국민 전체의 취학률과 비교하면 초등학교는 격차(0.9%p)가 거의 없으나 중학교(2.8%p), 고등학교(3.6%p)로 갈수록 커졌다. 대학을 포함한 고등교육기관의 진학률 격차는 14.8%p에 달했다. 자칫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주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결혼이주민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사회적 차별이 대물림되는 건 사회 내 다문화에 대한 편견이 심각한 데다가, 가정이나 학교 내에서 다문화에 대한 교육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즉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는 등 우리 구성원으로 '포섭'하려는 노력을 해왔지만, 우리 스스로 이들의 문화를 배우는 등 다문화를 인정하고 바뀌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지난 5월, 레바논-호주 국적의 암나 카라 하싼(오른쪽에서 두번째) 선수가 호주 서시드니 레켐바에서 AFL(호주풋볼리그) 경기를 뛰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 5월, 레바논-호주 국적의 암나 카라 하싼(오른쪽에서 두번째) 선수가 호주 서시드니 레켐바에서 AFL(호주풋볼리그) 경기를 뛰고 있다. /AFPBBNews=뉴스1
'용광로 사회'를 추구하다가, '모자이크 사회'를 추구하는 정책으로 전환한 호주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호주는 동화주의(새 이주민들에게 주류사회화해 포섭을 바라는 전략), 심지어는 '백호주의' 정책을 사용했지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주민이 급격히 늘자 여러 폐해를 겪고 1970년 다문화주의로 전환했다. 이로써 초기에 소수민족 학생들에 대한 영어교육과 언어적응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교육이 점차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영어와 함께 모국어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장려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또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배우며 사회 통합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베트남 출신 어머니 중에도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A씨는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데 왜 한국인들은 배우지 않냐. 한국 아이들 역시 베트남어와 문화를 배우면 서로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즉 다문화 교육 과정에서도 '다 같이 잘 지내야한다' 등 피상적인 교육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타문화와 타언어에 대한 기본적 교육을 해주는 게 다문화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격차가 해소돼야한다. 해외에서 이주민이나 이민자의 2세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등 다문화사회를 가로막는 인종갈등 문제는 보통 새 이주민들이 경제적 평등을 이루지 못해 최하의 계층에 머물러 있을 때 발생했다. (☞무슬림 난민을 어찌할꼬… 佛로 비춰본 韓 [이재은의 그 나라, 프랑스 그리고 라이시테 ②] 참고) 

따라서 다문화가정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맞벌이 욕구가 높은 베트남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의 경우 이들이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가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직업교육, 취업알선 등 경제적인 욕구를 해소해 줄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이 한 방법이다. 예컨대 결혼이주여성이 모국어를 활용해 취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다양한 측면의 정책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 호주는 학교에서 자녀교육 관련 자료를 이주민 부모의 모국어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부 학교에서는 안내자료 등을 모국어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또 호주는 이주민 집단 지역에 같은 국가출신의 교사를 배치하고 모국어교육을 실시한다. 이 경우 다문화가정 자녀가 꾸준히 학교 생활을 해나가고 한국어 언어의 문제로 학습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려면 이들 자녀가 교육대학교 등에 진학해야하는데, 소수인원이라도 이들 출신의 학생이 선발될 수 있는 대입전형제도를 검토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참고문헌
미국, 캐나다, 호주의 다문화주의 비교 연구, KNU기업경영연구소, 성연옥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한 법적 방안 연구, 이화여대, 박지영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부적응 요인에 관한 연구, 인하대, 레쑤언흐엉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문화적 갈등과 적응, 영남대, 찐티미띠엔
베트남결혼이주여성의 시기별로 본 한국생활적응에 관한 근거이론연구, 경인교대, 백경아
베트남출신 국제결혼이주여성의 우울과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충북대, 홍선엽
한국 내 베트남 여성 결혼이민자의 문화적 적응, 부산외대, 조채윤

☞[이재은의 그 나라, 일본 그리고 오키나와 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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