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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많이 힘들었잖아요"…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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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원 기자
  •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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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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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 '2018 서울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등 각지에서 행사 열려…강추위도 누그러뜨린 '해피 홀리데이'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8 서울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전경/사진=이재원 기자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8 서울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전경/사진=이재원 기자

"우리 올해 많이 힘들었잖아요. 이렇게라도 밝고 반짝이니까 좋네요"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인 직장인.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악화에 주름살만 느는 자영업자.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에 마음만 급해지는 취준생과 공시생. 불수능에 두손두발 다 들어버린 수험생까지.

2018년은 대한민국 어느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한 해였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만큼은 설레는 하루였다. 서울 시내 곳곳은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작은 불빛들에 이끌린 시민들로 가득했다.

영하 13도를 예고했던 강추위는 이들을 배려한 듯 영하 2도에 머물렀다. 며칠간 짙게 끼었던 미세먼지도 이날은 '좋음'을 나타냈다. 연인들과 가족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입김을 불어넣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했다.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 인근 청계광장에 마련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평소 퇴근시간 이후엔 관광객을 제외하면 텅 비는 곳이지만, 이날은 발 디딜 틈 없었다. 연인들과 가족들은 서로 포즈를 취하고, 찍고, 찍히느라 여념이 없었다.

트리 반대편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끊임없이 공연이 펼쳐졌다. 올해로 4회째 맞는 '2018 서울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행사다. 주로 '캐럴'이 흘러나왔지만, 때때로 빠른 박자의 인기 케이팝(K-pop) 곡이나, 일렉트로닉 음악이 흘러나와 초대형 '클럽'을 연상케 했다. 젋은 연인들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다 눈을 마주하며 "꺄르르" 웃곤 했다.

청계천에도 각종 조형물이 설치됐다. 하늘과 난간엔 반짝이는 전구들이 수 놓여 분위기를 더했다. 연인과 청계천을 찾은 안정욱씨(31)는 "평소 청계천을 생각하고 산책하러 나왔다가 큰코 다쳤다"면서도 "분위기가 너무 좋고 한국이 아닌 것 같다"고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초등학생 연년생 남매의 손을 잡고 나온 40대 박모씨 부부는 "올 한 해 중에 가장 위로가 되는 시간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라는 박씨는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올해 많이 힘들지 않았느냐"며 "밝게 반짝이고 따뜻한 분위기가 많이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부부의 손에는 인근 카페에서 구입한 케이크 한 박스도 들려있었다.

청계광장 주변에는 '푸드트럭'이 포위했다. 청년 푸드트럭 사업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과 협업했다. 닭꼬치, 떡볶이 등 전통적인 메뉴부터 케밥, 불닭덮밥 등 새로운 메뉴까지 다양한 푸드트럭이 시민들을 유혹했다. 최고의 인기는 '어묵'이 누렸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뜨거운 김이 오르는 어묵 한 꼬치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렸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같은 시간 명동에도 대형 트리와 장식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었다. 혹시나 손을 놓칠세라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이 긴 줄을 만들었다. 빨간 털모자를 쓴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거리에선 구세군 종소리와 크리스마스 노래가 같이 울려 퍼졌다.

이날 명동예술극장 앞 대형 트리에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행렬이 계속 이어졌다.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명소' 중 하나다. 연인과 함께 명동을 찾은 박승혜씨(24)는 "오늘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좋은 것 같다"며 "명동에 와서 캐럴도 들으니 진짜 크리스마스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이진우군(9)은 "지난해에도 명동에 왔었는데 또 와서 호떡을 먹으니 맛있다"며 "사람들이 진짜 많아서 신난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솜사탕, 번데기 등 길거리음식을 파는 노점들도 대목을 맞아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의 크리스마스를 경험하기 위해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였다.

시민들은 명동대성당 앞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성당 앞에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장미가 이들을 반겼다. 어린이합창단은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캐럴 공연을 선사했다. 성당을 찾은 시민들은 너도나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기 바빴다. 대학생 박모씨(21)는 "비록 남자친구는 없지만 친구들이랑 좋은 추억을 남기고 사진도 많이 찍고 간다"고 말했다.

이날 시내 곳곳에서는 크리스마스 맞이 행사가 시민들을 유혹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도 '신촌 크리스마스 거리축제'가 열렸다. 마포구의 문화비축기지 문화마당에서도 '모두의 크리스마스 트리&마켓' 행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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