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간판 넘어선 광고대행사 빅2, 내년도 좋다

광고대행사 빅2인 제일기획 (18,600원 ▼390 -2.05%)과 이노션 (21,850원 ▼50 -0.23%)이 연말 부진한 장세에도 선방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삼성', '현대차'라는 최대 스폰서에 의지하던 것에서 새로운 고객을 찾아 매출을 다변화한 것이 실적 성장세로 이어진데다, 높은 배당성향을 지녀 방어주로서도 제 값을 톡톡히 받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제일기획은 전일대비 1300원(5.47%) 떨어진 2만2450원에 장을 마쳤다. 배당락 효과로 이날은 하락했지만 지난 4월부터 꾸준히 고점을 높여와 지난달말 52주 최고가인 2만4250원을 찍었다. 현 주가는 연중 저점(1만7650원) 대비 27% 뛴 가격이다.

이날 이노션은 1.11% 오른 6만39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월12일 저점(5만100원)대비 28% 올랐다.

두 광고대행사 주가가 연말에 강세를 보인 것은 실적 호조 기대감에 시장 방어주 매력을 동시에 보유해서다.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각각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 광고물량 외에 타 광고주를 적극 발굴하는 등 매출처를 다각화하면서 회사를 레벨업하고 있다. 해외 M&A가 활발한 것도 외형 성장에 보탬이 된다. 배당성향이 높은 것도 부진한 증시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4분기 매출액 1조566억원, 영업이익 52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800억원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기획은 지난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30% 이상 급증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제일기획은 디지털 사업확대와 국내외 광고주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튜브를 활용한 모바일 광고, 포털화면 등 디지털 광고는 물론, B2B마케팅, e커머스 신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제일기획의 디지털 매출비중은 지난해 말 30%에서 올 3분기말 33%로 증가했다.

M&A를 통한 영토 확장도 지속된다. 지난 5월 센트레이드(루마니아 디지털마케팅사), 6월 익스피리언스 커머스(인도 디지털마케팅사)를 인수하며 유럽, 서남아 지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배당성향도 지난해 60%에 달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비계열 신규 광고주 발굴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한다"며 "제일기획은 주요 고객사의 성장세와 신사업을 통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높은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노션은 수익성 개선폭이 가파르다. 에프엔가이드 추정치에 따르면 4분기 매출액은 15% 성장한 3574억원, 영업이익은 34% 확대된 325억원으로 전망된다. 이에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한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노션 역시 비계열 광고주를 늘리면서 매출 성장과 현대차그룹 부진 여파를 비껴가는 효과를 동시에 얻고 있다. 이노션의 미주 JV(조인트벤처)는 최근 하이네켄을 신규 광고주로 영입해 내년부터 3년간 미국 매체 집행을 맡게 됐다. 미국 광고회사 D&G 인수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나면서 해외 매출도 커졌다. 이에 현대차그룹 외 비계열 매출 비중은 2017년 15%에서 올 3분기 20%까지 상승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네켄을 신규 광고주로 영입한 것은 실적과, 비계열 광고주 비중 증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관련 오너 지분 기준을 30%에서 20%로 조정하려해 지분 10%를 줄여야 하는 이슈가 있지만, 이는 계열사나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할 가능성이 커 주가나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