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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화장실에 불쑥…男 배려 않는 '女안심보안관'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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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우 기자
  • 서민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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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3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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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탐지 위해 2016년부터 운영 '전부 여성'…"남자도 성적 수치심" 지적

여성안심보안관 활동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DB
여성안심보안관 활동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DB
회사원 이모씨(34)는 최근 지하철 화장실을 이용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소변을 보고 있는데 중년 여성이 불쑥 남자 화장실에 들어왔다. 중년 여성은 손에 든 탐지기로 남자 화장실 구석구석을 살펴보다 나갔다. 여성의 행동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한 이씨는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불법촬영(몰카)을 근절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여성안심보안관 활동이 남성의 '성인지 감수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여성안심보안관은 총 50명으로 25개 자치구에 2명씩 배치가 돼 있다. 경력단절 여성의 지원을 위해 2016년 8월부터 운영해 온 제도다.

여성안심보안관은 지하철역 화장실이나 탈의실, 공연장 등에 찾아가 전자파 탐지장비와 적외선 탐지장비로 몰카 설치 여부를 점검한다.

올해 11월까지 공공건물 2만1300개, 민간개방 건물 2만1200개의 건물의 화장실 등을 점검했다. 2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여성안심보안관의 활동으로 적발된 몰카는 없었다.

문제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남자 화장실까지 여성이 점검하다보니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자 화장실 청소를 여전히 여성 미화원이 맡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학생 박모씨(25)는 "여자 화장실에 남자가 들어가서 청소나 몰카 점검을 한다고 하면 아마 난리가 날 것"이라며 "남성들에 대해서도 역지사지로 생각하는 정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성의 성적 수치심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는 여전하다. 이 때문에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많은 외국인은 남자 화장실을 청소하는 여성 미화원을 보고 당황하기도 했다.

서울시 측은 남성들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몰카 예방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남자 화장실도 점검을 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남성인 안심보안관이 있다면 좋겠지만 없는 상황에서는 점검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경력단절 여성을 지원하는 취지이기 때문에 아직은 남성을 뽑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성의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한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성들의 불편을 행정적인 이유로 받아주지 않는 것은 안일한 대응일 수 있다"며 "(일반적인 사회 인식과 별개로 누구나) 상황에 따라 억압받는 마이너리티(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정책이나 사회 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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