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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는 통일 한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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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0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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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터닝포인트]남한과 북한의 운동선수들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하다.

[편집자주] '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 포인트 2019'가 발간됐다. '터닝 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올해의 주제는 '화합의 시대로 가는 항해: 가치와 질서의 재편성'이다. 격변하고 있는 전 세계 질서 속에서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데 '터닝 포인트'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80년대에 북한에서 자란 나는 남한 인민들이 남측 정부 치하에서 극심하게 고통을 받고 있다고 믿도록 세뇌를 당했다. 하지만 우리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 주석이 북한 인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남한 인민들을 해방시키고 한반도를 통일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결국 10대에 고향을 탈출했고 가혹한 진실도 알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언젠가는 자유로운 통일 한국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다.

2015년 나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로벌 지식 공유 행사인 '테드엑스'(TEDx)에서 북한에 대한 강연을 마친 직후 베를린 장벽을 방문했다. 그리고 동독 출신의 한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녀는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베를린을 사로잡았던 그 꿈같은 흥분에 대해 들려 줬다. 독일인들은 오랜 세월 한 민족을 인위적으로 갈라놓았던 경계선이 마침내 무너지는 것을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나는 한국 국민들도 그와 비슷한 순간을 경험하게 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눈물을 삼킨 후 나는 여전히 남아 있는 장벽 잔해에 특별한 메시지를 적고 서명했다. 그리고 일생을 바쳐 한반도와 한민족을 둘로 갈라놓은 그 추잡한 비무장지대(DMZ)를 없애는 일을 돕겠다고 맹세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화해에 대한 새로운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통일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가장 최근의 추세는 지극히 실망스럽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의 남한 국민들이, 특히 남한 청년들이 통일에 대해 반감을 지닌 것으로 나 타났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통일에 수반되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 때문이다. 추정치에 따르면 그 비용은 1조~3조 달러(1140조~3420조원)다. 또 다른 문제는 70여 년간의 분단에서 비롯된 문화적·경제적 격차의 확대다. 분단으로 인해 민족공동체의 중요성은 줄었다. DMZ를 사이에 두고 남과 북 양쪽 모두에 서 통일 한국의 민족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난관들에도 불구하고 통일의 장기적인 경제적·안보적 이득은 단기적인 비용보다 훨씬 더 크다. 남한의 자본 및 기술과 북한의 자원 및 풍부한 노동력이 결합될 경우 엄청난 경제적 기회가 창출된다. 통일 한국은 군사력도 더욱 막강해진다.

한국인들은 보다 더 깊은 관점에서 통일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에게 특별한 빚을 지고 있다. 우리의 문화와 언어가 살아남은 이유는 순전히 그들 덕분이다. 선조들이 닦아놓은 이 길에서 계속 행진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의무다. 강력하고 전체가 하나 된 대한민국을 향해서 말이다.

©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불행하게도 우리의 앞길을 가로 막고 있는 장애물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한반도 전역에서 인내심 부재가 놀라울 정도로 널리 확산돼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많은 남한 사람들은 여전히 탈북자들을 포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탈북자들은 약자 괴롭히기, 따돌림, 여타 다양한 형태의 학대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그러한 일들이 일부 반영된 결과 남한에는 북한 출신 청년들이 새로운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별도의 학교들이 설립됐다.

하지만 성인 탈북자들 역시 직장 내 차별과 사회적 고립의 대상이다. 2018년에 나온 한 논문에 따르면, 탈북자들 사이에서의 '자살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남한 사람들 전체의 경우보다 더 흔하다.

불행하게도 정반대의 상황일 경우 남한 사람들 역시 북한에서 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이 외국인과 교류하거나 외국 문화를 접하는 경험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인종차별이나 외국인 혐오증이 뿌리 깊이 배어 있으며,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적대감이 최고의 수준이다.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자들은 뻔뻔스럽게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가리켜 '사악한 검은 원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한 사람들 역시 외부인들에게 적대적일 수 있다. 올 초 수백여 명의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에 도착했을 때 범죄·일자리·문화적 차이 등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맹렬한 반발이 일어났다. 정부가 난민 들을 수용하면 안 된다는 청원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명했다.

이러한 감정을 표출하는 남한 사람들은 한국전쟁 직후에는 그들 자신도 난민이었던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오늘날 자신의 뿌리를 찾고 한국에서 살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오는 한인 디아스포라(재외 거주 동포 - 역주)들은 때때로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지기를 거부당하고 있다). 일부 남한 사람들은 외국 군인들이 한국전쟁 중 남한 사람들과 함께 싸우다 전사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이 같은 역사와 한국이 유엔난민협약의 서명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남한은 전 세계의 전쟁 난민이나 재난 난민을 포용해야 한다.

포용적 사회라는 개념에 불편을 느끼는 한국인들에게 나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통일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포용되려면 한국인들이 먼저 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이다. 외국인들과 보다 더 많은 교류를 갖는 것이 중요한 첫 단계다.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운 선조들은 희생이라는 유산을 우리에게 남겼다. 우리는 환영받는 통일 한국 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일을 함으로써 우리의 후손들에게 똑같은 유산을 남겨야 한다. 모든 한국인들은 물론 외국에서 분쟁으로부터의 피난처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한국을 말이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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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서는 저명한 인권운동가이자 탈북자다.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수기 『7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 어느 탈북자의 이야기』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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